수도권 지역 PM 2.5 농도 작년 동기보다 16% 상승…베이징은 53%나 뛰어

올해 들어 중국의 대기오염이 작년보다 더 악화했다는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가 나왔다. 중국발(發) 미세먼지가 한국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어서 중국 정부를 겨냥한 비판이 커질 전망이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지난달 중국 내 337개 도시의 초미세먼지(PM 2.5) 평균 농도가 지난해 1월보다 8.2% 상승했다고 20일 발표했다.

한국의 대기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수도권(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의 PM 2.5 농도는 ㎥당 100㎍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 수도 베이징의 1월 PM 2.5 농도는 52㎍/㎥로 지난해 1월(35㎍/㎥)에 비해 53%나 높아졌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환경 규제를 완화한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겨울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주요 철강업체들에 생산량을 절반으로 감축하고 석탄 사용량도 3분의 1가량 줄이도록 강제했다. 북부 지역에서 난방을 할 때 석탄을 사용하는 것도 금지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경기가 침체하자 내수를 진작하기 위해 올 겨울에는 이 같은 규제를 사실상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일부 지역에서 철강, 화력발전, 시멘트 등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산업의 생산량이 늘어난 게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는 데 영향을 미쳤다”며 “중국 내 많은 도시가 오염물질 3% 저감이란 올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편 베이징을 포함한 일부 지역은 이번주 또 다시 짙은 미세먼지에 둘러싸일 것으로 예고됐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20~22일 수도권 지역과 동북부 일부 지역에 심각한 대기오염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보했다. 동북지역과 화베이, 시베이 등에는 5급(중도오염)이나 6급(엄중오염) 수준의 대기오염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