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닛산(日産)자동차 측이 지난해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을 쫓아내기 위해 대형로펌에 협력을 요청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1일 전했다.

아사히는 "닛산 간부가 지난해 봄 곤 전 회장의 추방을 위해 지도하는 역할로 미국 대형로펌인 '레이섬앤왓킨스'(Latham & Watkins)에 협력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日언론 "닛산, 곤 前회장 추방하려 대형로펌에 협력 요청"
보도에 따르면 기업 인수·합병 절차에 강점이 있는 이 회사는 2천600명 이상의 변호사를 둔 세계 유수의 국제법률사무소다.

아사히는 프랑스 자동차기업인 르노 본사에서 직경 7㎞ 거리에 있는 이 로펌의 파리 사무소가 르노를 겨냥한 닛산의 '전초기지'가 됐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지난해 초여름에 전략 만들기가 본격화됐다"며 "(닛산) 간부들은 이 무렵 곤 당시 회장이 보인 변화에 강한 경계심을 가졌다"고 전했다.

곤 전 회장이 지난해 4월 이사회에서 르노와 미쓰비시(三菱)자동차를 포함한 3사 연합 체제에 대해 "이대로가 좋은가"라며 "제휴를 심화하는 논의를 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발언하자 닛산 간부들은 르노와 닛산의 경영통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 때문에 "변호사 집단과 손잡고 곤 전 회장의 추방을 위해 각본을 짜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닛산은 수십 개의 시나리오를 검토했으며, 곤 전 회장이 체포되기 전 반년 넘게 대형로펌과 함께 곤 전 회장의 행적에 대한 사내 조사에 착수했다.

신문은 닛산 측이 이 로펌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르노 본사와 사무실이 가깝고 프랑스어에 능통한 변호사가 있어 르노와 프랑스 정부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곤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19일 소득 축소신고 등의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됐으며 닛산은 3일 후 열린 이사회에서 그의 회장직 해임을 결정했다.

이후 여기에는 닛산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곤 전 회장과 일본인 경영진 사이의 갈등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경영진에 의한 '쿠데타 음모'라는 주장이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