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들과 만나 “갤럭시 폴드는 글로벌 시장에 4G(LTE)와 5G 모델로 출시한다”며 “미국에서 4월 말에 4G 모델을 먼저 선보인 뒤 한국에서는 5G 전용 모델로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5G용 갤럭시 폴드 가격은 230만~240만원 수준에서 책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선보이는 4G용 폴더블폰이 1980달러(약 22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에서는 가격이 다소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 갤럭시 폴드를 100만 대 이상 판매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구글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고 사장은 지난해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뒤 폴더블폰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협업해왔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삼성 갤럭시 언팩 2019’ 행사를 통해 갤럭시 폴드에 쓰일 디스플레이와 사용자환경(UI) 등을 공개했다. 글로벌 스마트폰업계에서는 갤럭시 폴드가 10여 년 만에 ‘혁명적’ 디자인 변화를 일으켰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와 함께 공개한 갤럭시S10 시리즈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갤럭시S10 시리즈는 기본 모델인 6.1인치 화면의 갤럭시S10, 화면 크기를 키운 6.4인치 갤럭시S10플러스, 실속형 모델인 5.8인치 갤럭시S10e, 5G 이동통신을 이용할 수 있는 갤럭시S10 5G 모델로 나뉜다. 고 사장은 “갤럭시S10은 혁신적 디스플레이에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 화면 내장형 초음파 지문인식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10년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10 시리즈와 폴더블폰을 한꺼번에 공개하며 역대급 물량 공세를 펼치는 배경에는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에 왕좌를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3억대 이하(2억9130만대)로 떨어졌다. 반면 화웨이는 최초로 연간 판매량 2억대 이상(2억580만대)을 돌파했다.
고 사장은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보다는 늘어날 것”이라며 “갤럭시S10은 전작(갤럭시S9)보다 나은 실적을 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5G 이동통신도 삼성 모바일 사업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양한 인공지능(AI) 기기와 서비스가 5G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AI 서비스 ‘빅스비’ 등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 냉장고 등 여러 가전기기와 연동해 첨단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고 사장은 “올해부터 5G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며 어마어마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5G 활성화로 AI,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등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샌프란시스코=안정락 특파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