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문가들뿐 아니라 일반 미국인들도 회담이 성과를 거둘 가능성에 회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립적, 초당적 싱크탱크인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가 이번 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민의 73%가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단지 3% 만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해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영리 외교정책기구 '디펜스 프라이오러티스'(Defense Priorities)의 대니얼 드페트리스 연구원은 20일 외교안보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NI) 기고를 통해 조사결과를 전하면서, 하노이 회담을 앞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으로부터 별 성과 없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안전한 베팅이라고 지적했다.
하노이 회담 기대치 최저 수준, 미국인 73%가 북비핵화 비관론
그는 이러한 조사결과가 정계에 팽배한 비관주의를 시사하기에 충분할 만큼 높은 것이라면서 아울러 북한의 비핵화를 기대하는 매우 낮은 수치(3%)는 여론조사의 오차 한계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드페트리스 연구원은 미국인들의 이러한 비관론이 평소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인들은 일단 '북한'이란 단어를 듣게 되면 통상적으로 이탈자를 고사포로 처형하고 미사일을 시험하고, 수만 명의 주민을 수용소에 구금하는 대규모 재래 군대를 가진 사교와 같은(cult-like) 독재집단을 연상한다는 것이다.

근래 지도자 김정은의 국제적인 행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 김정은 체제는 미국인들에게 신뢰할 수 없고 기만적이며 야만적인 인상이 짙다는 것이다.

또 미국인들은 그동안 역대 행정부의 대북 협상 과정과 협상이 별무성과를 거둔 배경을 지켜봐 왔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신뢰나 긍정주의를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또 미국인들 51%는 북한이 설사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한다 하더라도 한국과의 동맹을 유지하고 주한미군을 존속해야 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카고 협의회의 앞서 조사결과와도 상통하는 것으로 지난 2016년 조사에서는 트럼프 지지자 72%를 포함해 미국인 70%가 주한 미군의 장기 주둔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드페트리스 연구원은 이는 한-미동맹이 미국인들이 마음에 '건드릴 수 없는'(untouchable) 것으로 각인돼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위험회피수단(strategic hedge)으로서 반드시 고수해야 할 최고 요충지와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사결과는 미국인들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낮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방식으로 입증하지 않는 한 미국인들은 하노이 회담을 무의미하고 연출된 행사로 간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