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복잡성의 시대…'경제학적 사고'에 익숙해져야
웹툰, 연예 기사와 같은 ‘1차원적 재미’에 집중하던 사이 주위 사람들은 꼭 알아야 할 깊은 지식과 삶의 경험을 쌓아가며 나와의 거리를 점점 벌린다. 시간이 갈수록 조급한 마음이 든다. ‘내가 저들보다 뒤처지는 걸까.’ 이런 ‘지적 초조함’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사고다. 여기서 말하는 ‘지적’이란 지식이 아니라 가속화되는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잘 쫓아가는 것을 말한다.

2012년 설립된 뤄지쓰웨이라는 중국 최대 인터넷 기반 지식 커뮤니티 창립자 뤄전위가 쓴 《당신의 지적 초조함을 이해합니다》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초조함과 부담감을 느끼는 개인에게 ‘인지 능력’이야말로 최우선으로 갖춰야 할 요소임을 분명히 알려준다. 저자가 말하는 인지 능력이란 지식은 물론 이해력, 사고력, 문제 해결력, 비판력, 창의력 같은 정신능력을 포괄하는 말이다. 책은 개인의 인지 능력이 세상을 직관적으로만 판단하는 이른바 ‘일반인’ 수준에 머문다면 ‘인지 감옥’에 갇히는 것이라고 말한다. 현명한 사람은 사실을 더 많이 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는 ‘이과적 사고’이자 ‘경제학적 사고’다. 인간은 상식과 직관에 기반한 일반적 사고를 오랜 시간 발전시켜왔다. 하지만 직관만으로는 살 수 없을 만큼 세상이 복잡해졌다. 그 결과 인간은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 판단하는 이른바 ‘복잡성의 사유’를 담은 경제학적 사고를 키워냈다. 책 2장에선 《괴짜경제학》 저자인 스티븐 레빗을 통해 ‘경제학적 사유’가 가진 중요성을 보여준다. 테러리스트 색출을 위해 쓰이는 빅데이터 기법과 경제학적 사고로 본 페널티킥 성공률 등이 대표적 예다.

저자는 모든 것을 이미지화하고 감정적인 생각을 담은 문과적 사고로는 데이터에 기반한 지금 세계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한다. 화학비료, 미세먼지 등 당면한 환경문제 역시 기회비용이 예민하게 대두되는 문제지만 문과적 사고엔 이 ‘기회비용’을 빠뜨리기 때문이다. 결국 책은 ‘경제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인지능력이야말로 지식 기반 사회를 살기 위한 최우선적 도구라고 강조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