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함께 책 속으로] "관광은 다른 세상의 빛을 보는 것…쿠바는 빛바랜 원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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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일 작가·표종록 JYP엔터 부사장
남자, 친구
남자, 친구
“저희 관광기요? 멋없고 담담해요. 미사여구도 없고요. 다른 여행기들과의 차이점이라면 여행 자체를 기록하지 않고 우리 생각을 기록했다는 거죠.”
중년 남성들이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갑작스럽게 떠난 쿠바 여행기를 담아낸 《남자, 친구》를 쓴 천성일 작가(사진 왼쪽)는 21일 책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쿠바 트리니다드에서 관광객들이 악사 연주에 춤추고 노는 모습을 봤을 때 여타 여행기라면 스케치라도 할 법했지만 우린 그러지 못했다”며 “모두 ‘우린 왜 놀 줄 모르지? 어떻게 살아왔길래 저렇게 즐길 줄 모르지’ 이런 생각만 주고받았다”며 웃었다.
책은 JYP엔터테인먼트 부사장으로 일하는 표종록 변호사(오른쪽)와 영화 ‘7급공무원’, 드라마 ‘추노’ 등 영화 및 드라마 극본을 쓴 천 작가가 1주일 동안 쿠바로 떠나며 시작된다. 이들은 영화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에 나오는 것처럼 “우리 쿠바 갈까?”라고 내뱉은 말 한마디를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 왜 하필 쿠바였을까. 천 작가는 “중남미가 주는 묘한 설렘이 있어 다른 나라를 돌아보지 않고 남미 주변을 찾았다”며 “주위에서 쿠바가 안전하고 볼 것도 많다며 좋은 기억을 전해줘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책은 사춘기 소년처럼 여행에 설레고 미지의 것들에 열광하는 배불뚝이 중년 아저씨 시각에서 본 ‘날것 그대로의 쿠바 일상’을 보여준다. 천 작가는 이번 책을 ‘여행기’가 아니라 ‘관광기’라고 명명했다. 그는 “관광 하면 어르신들이 함께 버스 타고 놀러가는 것을 생각하는데 실제 뜻은 ‘다른 세상이 주는 빛을 본다’는 굉장히 좋은 단어”라며 “이 단어가 버스 앞에 붙으면서 그 빛이 바랬지만 내겐 쿠바의 어떤 빛을 본 진짜 ‘관광’이었다”고 말했다.
천 작가가 본 쿠바의 빛은 무슨 색일까. 그는 “인위적으로 표현할 수 없지만 예쁘게 빛이 바랜 원색이었다”고 말했다. 쿠바는 폭탄 원료가 될 만한 모든 것을 수입할 수 없는 탓에 페인트를 구할 수 없어 모든 건물이 빛바래 있다. 그는 “시장경제 국가와 달리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는 나라”라며 “겉으로 보기엔 예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참 슬픈 빛이었다”고 설명했다.
중년 남자들이 떠난 준비 없는 여행이었지만 두 사람 모두 일할 때와는 다른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표 변호사는 “모든 관계 중 즐거움을 같이하는 관계가 가장 좋은 관계란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천 작가는 “떠나고 싶지만 아직 떠날 수 없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에게 건네주는 입장권 같은 느낌의 책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이프맵, 336쪽, 1만3800원)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중년 남성들이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갑작스럽게 떠난 쿠바 여행기를 담아낸 《남자, 친구》를 쓴 천성일 작가(사진 왼쪽)는 21일 책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쿠바 트리니다드에서 관광객들이 악사 연주에 춤추고 노는 모습을 봤을 때 여타 여행기라면 스케치라도 할 법했지만 우린 그러지 못했다”며 “모두 ‘우린 왜 놀 줄 모르지? 어떻게 살아왔길래 저렇게 즐길 줄 모르지’ 이런 생각만 주고받았다”며 웃었다.
책은 JYP엔터테인먼트 부사장으로 일하는 표종록 변호사(오른쪽)와 영화 ‘7급공무원’, 드라마 ‘추노’ 등 영화 및 드라마 극본을 쓴 천 작가가 1주일 동안 쿠바로 떠나며 시작된다. 이들은 영화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에 나오는 것처럼 “우리 쿠바 갈까?”라고 내뱉은 말 한마디를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 왜 하필 쿠바였을까. 천 작가는 “중남미가 주는 묘한 설렘이 있어 다른 나라를 돌아보지 않고 남미 주변을 찾았다”며 “주위에서 쿠바가 안전하고 볼 것도 많다며 좋은 기억을 전해줘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책은 사춘기 소년처럼 여행에 설레고 미지의 것들에 열광하는 배불뚝이 중년 아저씨 시각에서 본 ‘날것 그대로의 쿠바 일상’을 보여준다. 천 작가는 이번 책을 ‘여행기’가 아니라 ‘관광기’라고 명명했다. 그는 “관광 하면 어르신들이 함께 버스 타고 놀러가는 것을 생각하는데 실제 뜻은 ‘다른 세상이 주는 빛을 본다’는 굉장히 좋은 단어”라며 “이 단어가 버스 앞에 붙으면서 그 빛이 바랬지만 내겐 쿠바의 어떤 빛을 본 진짜 ‘관광’이었다”고 말했다.
천 작가가 본 쿠바의 빛은 무슨 색일까. 그는 “인위적으로 표현할 수 없지만 예쁘게 빛이 바랜 원색이었다”고 말했다. 쿠바는 폭탄 원료가 될 만한 모든 것을 수입할 수 없는 탓에 페인트를 구할 수 없어 모든 건물이 빛바래 있다. 그는 “시장경제 국가와 달리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는 나라”라며 “겉으로 보기엔 예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참 슬픈 빛이었다”고 설명했다.
중년 남자들이 떠난 준비 없는 여행이었지만 두 사람 모두 일할 때와는 다른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표 변호사는 “모든 관계 중 즐거움을 같이하는 관계가 가장 좋은 관계란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천 작가는 “떠나고 싶지만 아직 떠날 수 없는 수많은 보통 사람들에게 건네주는 입장권 같은 느낌의 책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이프맵, 336쪽, 1만3800원)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