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하면서 올해 들어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50%대로 하락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에 보증금과 월세를 낮춘 게시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하면서 올해 들어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50%대로 하락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에 보증금과 월세를 낮춘 게시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6년 만에 50%대로 추락했다.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한때 90%에 근접했던 전세가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 대비 전세가율은 59.4%를 기록했다. 아파트 중위가격 대비 전세가율은 59.9%를 나타냈다. 중위가격 전세가율이 50%대로 떨어진 것은 2013년 3월(59.9%) 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6년 만에 50%대 '추락'
2017년 말 서울 평균 전세가율은 73%까지 치솟았다. 일부 지역에선 80%를 넘어 90%에 육박했다. 신규 입주물량이 평균 이하였던 데다 초저금리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많아지면서 전세 매물 자체가 품귀현상을 보였다.

이처럼 급등한 전셋값은 매매가격을 밀어올렸다. 전셋값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줄어들자 갭투자도 기승을 부렸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은 8% 이상 올라 2006년(23.46%) 후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입주물량 증가 영향으로 전셋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9·13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매매가격도 뒤를 이어 연말부터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전셋값 하락세가 집값 하락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대인의 전세 보증금 반환 부담이 커지는 반면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은 줄고 있다”며 “입주물량이 넉넉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전셋값이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봄 이사철이 시작됐지만 전세를 지렛대로 활용했던 갭투자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며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추가로 다른 곳에서 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도 다시 커졌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18일 기준) 결과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은 지난주 0.07%에서 이번주 0.10%로 커졌다. 서울 전셋값도 0.22% 떨어졌다. 17주 연속 하락세다. 강남구 전셋값이 0.78% 급락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