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빚 84조 증가해 1535조…
지난해 가계빚 84조 증가해 1535조…"소득 증가세보다 빨라"(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손꼽히는 가계빚이 지난해 83조8000억원 증가해 1534조6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66조2000억원)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을 밑돌며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가계소득 대비 빠르게 불어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가계신용은 1534조6000억원으로 3분기 말(1513조9000억원)보다 20조7000억원(1.4%)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3분기에 처음으로 15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잔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재경신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83조8000억원 늘어나 5.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증가폭이 2014년(66조2000억원)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을 하회했다.

그러나 부채 증가 속도는 여전히 소득 증가 속도보다 빠른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 관계자는 "2017년 가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4.5%였고, 부채 증가율이 8.1%를 기록한 바 있다"며 "지난해 소득증가율이 미발표된 상태지만 부채증가율이 소득증가율보다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7년 말 159.8%였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160%대로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가계신용 자료=한국은행 제공
가계신용 자료=한국은행 제공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 증가 규모(20조7000억원)는 역대 4분기 기준으로 2008년(10조2000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직전 분기(21조5000억원)와 지난해 4분기(31조6000억원)보다 감소했다.

4분기 가계신용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5.8%를 기록해 2014년 2분기(5.7%)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증가율은 2016년 4분기(11.6%) 이후 8분기 연속 둔화됐다.

4분기 말 가계대출은 1444조50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7조3000억원 늘었다. 증가 규모는 직전 분기(181조원)와 지난해 같은 동기(28조8000원)보다 축소됐다. 업권별로 전년 동기 대비 예금은행의 경우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증가분이 축소됐고, 기타금융기관 등은 감소한 결과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17조2000억원 뛰어 직전 분기(14조2000억원)보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10조8000억원 늘어나며 직전 분기(8조6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이는 전국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인 13만호(부동산114 기준)에 달해 집단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증가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주택전세 거래량 역시 28만2000호로 3분기(25만3000호)보다 크게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2014년 말부터 주택 분양 물량이 계속 늘었고, 지난해 4분기가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전세자금대출, 집단대출이 늘었다"며 "올 1분기까지도 신규 입주 물량이 많다는 점에서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토론과 신용대출 등 은행권 기타대출도 6조4000억원 늘어 직전 분기(5조6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상호금융,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 기타대출 증가 여파로 직전 분기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잔액은 320조7000억원으로 3조5000억원 늘었다. 반면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3조4000억원 감소한 41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예금은행의 경우 집단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증가 지속, 지난해 10월 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지표 도입에 앞선 선수요 등으로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이 모두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계빚 84조 늘어난 1535조 자료=한국은행 제공
지난해 가계빚 84조 늘어난 1535조 자료=한국은행 제공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