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조사위 "세종·공주·죽산보, 해체 편익이 비용보다 커"
안정성도 중요 기준…공주보 C등급, 나머지 4곳 모두 B
해체·유지 가른 건 '경제성'…수질·생태 가치환산 논란 여지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이하 기획위)가 22일 발표한 금강·영산강 5개 보 처리 방안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경제성' 분석결과다.

기획위는 보 해체로 발생하는 비용과 편익을 비교해 현재가치로 추정하는 방식으로 경제성을 따졌다.

보 해체의 편익을 비용으로 나눈 값은 금강 수계 세종보 2.92, 공주보 1.08, 백제보 0.96, 영산강 수계 승촌보 0.89, 죽산보 2.54 등이다.

보 해체의 편익이 비용보다 큰 보가 세종보, 공주보, 죽산보 3곳으로 추려진 것이다.

이에 따라 세종보와 죽산보는 해체로, 공주보는 부분 해체로 결론이 내려졌다.

기획위는 공주보도 해체가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공주보 상부 교량인 공도교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역 민원 등을 고려해 공도교는 남기고 고정보와 가동보 등 나머지 구조물은 철거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기획위는 보 해체의 비용과 편익을 계산할 때 보 해체 기간을 2019∼2022년으로 잡고, 2012년 완공된 보를 그대로 둘 경우 2062년까지 50년 동안 존재한다고 가정했다.

보 해체의 이익과 손해를 따지는 데는 수질, 수생태, 친수, 홍수 조절, 물 활용 감소, 교통 시간, 유지·관리비 절감, 소수력 발전 등 8개 지표를 활용했다.

보 해체 비용은 공사비와 양수장·취수장 개선을 포함한 물 이용 대책 비용을 합하고 여기에 해체 공사가 끝난 2013년부터 2062년까지 보 해체로 인한 손해를 더해 산출했다.

해체할 경우 예상되는 공사비는 세종보 115억원, 공주보 533억원, 백제보 415억원, 승촌보 439억원, 죽산보 250억원으로, 모두 합해 1천700억원을 넘었다.

물 이용 대책 비용은 세종보 86억원, 공주보 137억원, 백제보 237억원, 승촌보 300억원, 죽산보 251억원 등이다.

보 해체에 따른 손해는 교통 시간과 소수력 발전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공주보의 경우 교통 시간 증가로 인한 손해가 269억원으로 추산됐다.
해체·유지 가른 건 '경제성'…수질·생태 가치환산 논란 여지
보 해체의 편익은 해체로 인한 이익을 모두 합한 것이다.

보 해체로 인한 이익은 수질, 수생태, 유지·관리비 절감 등이 많았고 홍수 조절도 일부 포함했다.

수질과 수생태 등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기는 쉽지 않다.

예비타당성조사 등에 활용되는 신뢰할 만한 모형을 활용했다는 게 기획위 측의 입장이지만, 논란을 낳을 수 있는 대목이다.

보 해체로 인한 이익에서 수질과 수생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기획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과학적이고 학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모형을 활용했다"며 "경제성을 평가하며 과도하게 하면 신뢰를 잃을 수 있는 만큼, 객관적이고 보수적으로 평가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경제성 다음으로 보 해체 여부 결정의 중요한 변수가 된 것은 보의 안전성이다.

기획위는 보 외관 조사뿐 아니라 수중 초음파 조사, 수중 영상 촬영 등을 통해 보의 안전 등급을 A∼E로 매겼다.

조사결과, 공주보는 C 등급을, 나머지 4개 보는 모두 B 등급을 받았다.

B 등급은 경미한 결함으로 기능상 문제가 없으나 보수가 필요한 수준이고 C 등급은 보수나 보조 부재에 대한 간단한 보강이 필요한 수준이다.

5개 보의 경제성 분석은 한국재정학회가 했고 안전성은 한국재난안전연구원과 대한산업안전협회가 평가했다.

기획위는 경제성과 안전성 외에도 수질·생태 개선, 물 이용과 홍수 대비 효과, 국민과 지역 주민 인식 등을 반영해 최종 결론을 도출했다.

국민과 지역 주민 인식은 일반 국민 1천명, 수계 지역 주민 500명, 보 주변 주민 500명 등 2천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조사를 통해 지표로 산출했다.

기획위의 제안은 물관리기본법 시행에 따라 오는 7월 출범할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상정돼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기획위는 앞으로 공주보의 백제문화제, 죽산보의 황포돛배 등 지역 문화관광 여건도 반영해 5개 보 처리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기획위는 금강과 영산강 5개 보에 적용한 평가 방식을 한강과 낙동강 11개 보에도 적용해 올해 안으로 처리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한강과 낙동강 보의 경우 보 개방 이후 모니터링으로 축적한 자료가 금강과 영산강 보에 비해 부족하다는 게 기획위 측의 설명이다.
해체·유지 가른 건 '경제성'…수질·생태 가치환산 논란 여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