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마켓+ㅣ 아이돌 日 인기 한물 갔다고? 제2의 트와이스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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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일본 대박→JYP 시가총액 1조 원 돌파
관계자들 "세계 2위 음악 시장, 무시할 수 없어"
관계자들 "세계 2위 음악 시장, 무시할 수 없어"
"JYP엔터테인먼트의 트레이닝 시스템을 통해 일본에 데뷔할 걸그룹을 선발합니다."
지난 7일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CCO)는 일본 도쿄 소니뮤직에서 '니지(Nizi) 프로젝트 출범을 알렸다. JYP엔터테인먼트의 노하우로 일본을 기반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걸그룹을 데뷔시키겠다는 것. 박진영은 이날 일본어로 10분 넘게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면서 니지 프로젝트에 기대감을 표현했다. 다시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일본 활동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앞서 몇 년 동안 연예계는 '혐한'으로 주춤해진 일본 내 한류에 새로운 시장인 중국 개척에 활발했다. 하지만 2016년 중국이 한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확정된 후 보복 조치로 한한령을 시행하면서 시장의 불안정성이 부각됐다. 여기에 최근 일본 내에서 다시 한류 붐이 일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일본 진출을 논의하는 분위기다.
일본 시장의 위력을 엔터 업계에 다시 한 번 보여준 건 트와이스였다.
2015년 데뷔한 트와이스는 다국적 그룹이다. 나연, 정연, 지효, 다현, 채영은 한국, 모모, 사나, 미나는 일본, 쯔위는 대만 출신이다. 트와이스는 일본인 멤버들을 내세워 한국 데뷔 2년 만인 2017년 일본에서 데뷔 앨범을 발표했고, 이 앨범이 오리콘 차트 정상에 오르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올해엔 돔 투어로 21만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트와이스의 일본 인기에 힘입어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설립 이후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SM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상장된 엔터테인먼트사 중 가장 큰 규모다.
트와이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이돌 그룹 내 일본인 멤버는 점점 줄어드는 분위기였다. 그 자리를 중국인 멤버들이 채웠다. 중국 엔터사들과의 합작 프로젝트도 빈번했다. 그렇지만 한한령 이후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하루아침에 공연이 취소되고, 합작 드라마, 영화 등의 계약이 해지되는 상황에서 엔터사들이 돌파구로 삼은 건 일본이었다.
일본과 협력 프로젝트도 급증했다. 지난해 Mnet은 자사의 '프로듀스101' 시리즈와 일본 국민 걸그룹인 AKB48을 탄생시킨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와 결합해 '프로듀스48'을 내놓았다. 한국인 연습생 뿐 아니라 일본 현지에서 활동 중인 AKB48 출신들도 대거 참여했다.
'프로듀스48'에서 2위를 해 아이즈원에 합류한 미야와키 사쿠라는 AKB48 팀 A의 멤버이자 HKT48로 활동해 일본 내에서도 인기가 많던 인물이었다. 미야와키 사쿠라 외에 야부키 나코, 혼다 히토미 등도 포함됐다.
덕분에 아이즈원은 데뷔와 동시에 일본에서도 대박을 터트렸다. 일본 데뷔 앨범은 하루 만에 19만 장이 팔리며 오리콘 데일리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 걸그룹 일본 데뷔 싱글 첫날 최다 판매 기록인 트와이스의 9만4000여 장을 넘어선 것. 일본 전체 걸그룹 중에서도 HKT48 20만 장에 이어 역대 2위다.
YG엔터테인먼트가 올해 데뷔를 예고한 신인 보이그룹 트레저13 역시 일본인 멤버를 3명이나 포함하고 있다. 블랙핑크에 태국인 리사가 있지만, YG엔터테인먼트에서 일본인 연습생이 데뷔하는 건 트레저13이 처음이다.
일본 현지 지사를 갖고 있었던 FNC엔터테인먼트도 지난 1월 21일 데뷔한 신인 걸그룹 체리블렛에 처음으로 일본인 멤버를 넣었다. 멤버 해윤은 '프로듀스48' 출전 당시 능통한 일본어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JYP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11월 데뷔를 밝힌 일본 걸그룹은 여기에서 한 발짝 나아가 완벽한 현지화를 예고했다. 일본 내에서도 한국 아이돌 그룹들은 완벽한 칼군무에 작사 작곡까지 가능한 뮤지션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한국의 아티스트 트레이닝 시스템을 인정받아 일본인 멤버로 구성된 걸그룹을 한국식 교육으로 데뷔시키겠다는 것. 이를 위해 일본 내 3대 음반사 중 하나인 소니뮤직과 손잡았다.
박진영은 "일본은 불완전한 연습생들이 성장하는 것을 응원하는 구조라면, 한국은 트레이닝을 통해 완벽하게 완성된 모습을 선보인다"며 "니지 프로젝트는 한일의 강점을 모아 연습 과정과 데뷔 과정을 각각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런 변화에 한 연예계 관계자는 "한 때 중국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고 많은 투자가 이뤄졌지만, 그때에도 일본 시장이 중요하지 않은 곳은 아니었다"며 "세계 2위의 음악 시장이고, 안정적으로 체계가 잡혀 있어 가수들이 공연하기에도 좋은 환경"이라고 전했다.
또한 일본은 음반 판매와 공연 MD 뿐 아니라 저작권 관련 수익률도 좋은 편으로 알려졌다. 엔터사 입장에선 수익성이 좋은 시장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엔터사의 실적 분석을 할 때에도 해외 매출의 경우 일본과 일본 외 지역으로 구분할 정도다.
다른 관계자 역시 "일본 외의 시작은 아직 투자 단계"라며 "제대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은 해외 시장은 아직 일본 뿐인데, 한류 붐까지 다시 일어나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전까지 연습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쳤다면, 이제 다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지난 7일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티브 총괄 책임자(CCO)는 일본 도쿄 소니뮤직에서 '니지(Nizi) 프로젝트 출범을 알렸다. JYP엔터테인먼트의 노하우로 일본을 기반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걸그룹을 데뷔시키겠다는 것. 박진영은 이날 일본어로 10분 넘게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면서 니지 프로젝트에 기대감을 표현했다. 다시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일본 활동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앞서 몇 년 동안 연예계는 '혐한'으로 주춤해진 일본 내 한류에 새로운 시장인 중국 개척에 활발했다. 하지만 2016년 중국이 한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확정된 후 보복 조치로 한한령을 시행하면서 시장의 불안정성이 부각됐다. 여기에 최근 일본 내에서 다시 한류 붐이 일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일본 진출을 논의하는 분위기다.
일본 시장의 위력을 엔터 업계에 다시 한 번 보여준 건 트와이스였다.
2015년 데뷔한 트와이스는 다국적 그룹이다. 나연, 정연, 지효, 다현, 채영은 한국, 모모, 사나, 미나는 일본, 쯔위는 대만 출신이다. 트와이스는 일본인 멤버들을 내세워 한국 데뷔 2년 만인 2017년 일본에서 데뷔 앨범을 발표했고, 이 앨범이 오리콘 차트 정상에 오르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올해엔 돔 투어로 21만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트와이스의 일본 인기에 힘입어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설립 이후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SM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상장된 엔터테인먼트사 중 가장 큰 규모다.
트와이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이돌 그룹 내 일본인 멤버는 점점 줄어드는 분위기였다. 그 자리를 중국인 멤버들이 채웠다. 중국 엔터사들과의 합작 프로젝트도 빈번했다. 그렇지만 한한령 이후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하루아침에 공연이 취소되고, 합작 드라마, 영화 등의 계약이 해지되는 상황에서 엔터사들이 돌파구로 삼은 건 일본이었다.
일본과 협력 프로젝트도 급증했다. 지난해 Mnet은 자사의 '프로듀스101' 시리즈와 일본 국민 걸그룹인 AKB48을 탄생시킨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와 결합해 '프로듀스48'을 내놓았다. 한국인 연습생 뿐 아니라 일본 현지에서 활동 중인 AKB48 출신들도 대거 참여했다.
'프로듀스48'에서 2위를 해 아이즈원에 합류한 미야와키 사쿠라는 AKB48 팀 A의 멤버이자 HKT48로 활동해 일본 내에서도 인기가 많던 인물이었다. 미야와키 사쿠라 외에 야부키 나코, 혼다 히토미 등도 포함됐다.
덕분에 아이즈원은 데뷔와 동시에 일본에서도 대박을 터트렸다. 일본 데뷔 앨범은 하루 만에 19만 장이 팔리며 오리콘 데일리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 걸그룹 일본 데뷔 싱글 첫날 최다 판매 기록인 트와이스의 9만4000여 장을 넘어선 것. 일본 전체 걸그룹 중에서도 HKT48 20만 장에 이어 역대 2위다.
YG엔터테인먼트가 올해 데뷔를 예고한 신인 보이그룹 트레저13 역시 일본인 멤버를 3명이나 포함하고 있다. 블랙핑크에 태국인 리사가 있지만, YG엔터테인먼트에서 일본인 연습생이 데뷔하는 건 트레저13이 처음이다.
일본 현지 지사를 갖고 있었던 FNC엔터테인먼트도 지난 1월 21일 데뷔한 신인 걸그룹 체리블렛에 처음으로 일본인 멤버를 넣었다. 멤버 해윤은 '프로듀스48' 출전 당시 능통한 일본어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JYP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11월 데뷔를 밝힌 일본 걸그룹은 여기에서 한 발짝 나아가 완벽한 현지화를 예고했다. 일본 내에서도 한국 아이돌 그룹들은 완벽한 칼군무에 작사 작곡까지 가능한 뮤지션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한국의 아티스트 트레이닝 시스템을 인정받아 일본인 멤버로 구성된 걸그룹을 한국식 교육으로 데뷔시키겠다는 것. 이를 위해 일본 내 3대 음반사 중 하나인 소니뮤직과 손잡았다.
박진영은 "일본은 불완전한 연습생들이 성장하는 것을 응원하는 구조라면, 한국은 트레이닝을 통해 완벽하게 완성된 모습을 선보인다"며 "니지 프로젝트는 한일의 강점을 모아 연습 과정과 데뷔 과정을 각각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런 변화에 한 연예계 관계자는 "한 때 중국 시장의 성장을 기대하고 많은 투자가 이뤄졌지만, 그때에도 일본 시장이 중요하지 않은 곳은 아니었다"며 "세계 2위의 음악 시장이고, 안정적으로 체계가 잡혀 있어 가수들이 공연하기에도 좋은 환경"이라고 전했다.
또한 일본은 음반 판매와 공연 MD 뿐 아니라 저작권 관련 수익률도 좋은 편으로 알려졌다. 엔터사 입장에선 수익성이 좋은 시장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엔터사의 실적 분석을 할 때에도 해외 매출의 경우 일본과 일본 외 지역으로 구분할 정도다.
다른 관계자 역시 "일본 외의 시작은 아직 투자 단계"라며 "제대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은 해외 시장은 아직 일본 뿐인데, 한류 붐까지 다시 일어나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전까지 연습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쳤다면, 이제 다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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