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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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차이일까, 인격모독일까.

대리 3년차 A 씨는 "최근 회사에서 겪은 사연"이라며 "신입이 지금 막 짐을 싸서 집에 가버렸다"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황당함을 토로했다.

A 씨는 "요즘 애들은 확실히 달라도 다른가 싶다"면서 신입사원 입사 후 사정을 전했다.

집에 가버린 직원은 지난해 11월에 입사했다.

첫인상에 대해 선배들은 "자존심이 세고, 말하는 게 조심성이 없어보였다"고 판단했다. 업무적으로 지적받는 부분에 대해서도 다른 신입사원들이 눈물을 보이는 것과 달리 평온했다.

A 씨는 "사수 입장에선 울고 나온 후배한테 밥 한끼, 술 한잔 사먹이면서 토닥토닥하고, 또 풀고 일하다 보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는데 이 신입은 그러지 않았다"며 "과장이 꼰대 스타일인데, 기 한 번 꺾어보겠다고 온갖 트집을 잡았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내가 들어도 못 버티겠다 싶었는데, 이 신입은 표정이 안 좋아도 애써 웃으면서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며 "그때 과장이 종이를 신입 얼굴에 뿌리는 무리수를 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네 멋대로 하라"고 과장이 나간 후, 신입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짐을 쌌다. 그리고 컴퓨터 포맷까지 시킨 후 회사를 떠났다. 신입은 자신을 따라온 한 선배 직원에게 "이런 모욕적인 언사를 들으면서까지 여기 있을만한 이유가 있냐"는 말을 남겼다.

A 씨는 "과장이 본인도 놀라서 신입을 쫓아가 봤지만 소용없었다. 사장한테 깨질까봐 쫄아 있다"며 "다른 사람들은 '90년대생 아이들은 이러냐'며 놀라고 있다. 과장이 무리수가 잘못된 건 맞는데 신입이 똑같이 그러는 건 아니지 않냐"고 조언을 구했다.

A 씨의 글에 네티즌들은 "신입이 요즘 애들이라서가 아니라 회사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글 보니 신입이 그럴만 하다. 그런 모욕을 주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문제를 제기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신입이라면 이유없이 저런 일을 당해도 되는 것이냐"며 "모욕죄로 고소 안당한 걸 감사하게 여겨라"라고 적었다. 또 "사장도 아니고 과장이 저런 꼰대짓을 하냐"며 "저 회사 과장 밑에서 그게 잘못인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직원들도 불쌍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335곳을 대상으로 신입사원 평균 근속연수를 조사한 결과, 신입사원들은 평균 2.8년 동안 근무했다. 실제로 통계청의 청년층 부가 조사 결과도 2018년 5월 기준으로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1년 5.9개월이었다.

1년 만에 퇴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이 입사 후 1년 이내 퇴직하는 비율은 2012년 23.6%였던 것이 2014년 25.2%, 2016년 27.7%로 꾸준히 늘고 있다. 어렵게 입사하고도 4명 중 1명이 1년 안에 회사를 떠난다. 힘들게 들어간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는 다양했지만, 조직이나 일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때문에 최근 기업에서는 '꼰대문화'를 조직의 비효율성을 발생시키고, 조직원의 업무 몰입 저하와 이탈 문제를 야기시키는 요소로 지적하는 분위기다. 또한 퇴사를 선택한 신입사원들도 자아 실현 고민 등을 위해 '퇴사학교'를 찾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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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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