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대규모 유상증자 충격에 신저가를 기록했다. 주가 희석이 불가피한 데다 일부 자금이 자회사 두산건설의 유상증자에 사용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유상증자 충격에 두산重 신저가…목표가도 '뚝뚝'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중공업은 810원(8.84%) 떨어진 8350원에 마감했다. 장중엔 최근 1년 최저가인 8250원까지 하락했다. 전날 60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컸다는 분석이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5월 보통주(5431억원)와 전환상환우선주(653억원)를 발행하기로 했다. 조달자금 중 3000억원은 자회사 두산건설의 유상증자에 쓰인다. 이날 두산중공업은 대여금 형태로 두산건설에 3000억원을 지원했다. 두산건설이 지난해 5000억원대 순손실을 내면서 재무구조가 나빠지자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나섰다.

증권가에선 이번 증자가 당초 예상보다 커 주가에 부담이 됐다고 보고 있다. 기존 주식수 대비 보통주와 우선주의 증자비율은 모두 72.6%에 달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치인 4000억원보다 더 큰 규모로 증자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회사 업황이 여전히 좋지 않은 점도 불안 요인이다. 작년 4분기 두산중공업의 영업이익(1232억원)은 기존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보다 48%가량 적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오는 5월 2일 유상증자 발행 예정가액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공시상 잠정 발행가액은 보통주 기준 6390원이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회사의 목표주가를 절반 이하(1만3000원→6400원)로 대폭 낮췄다.

일각에선 이번 증자로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장기적으로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동헌 연구원은 “증자와 자구노력이 진행되면 두산중공업의 부채비율은 265%에서 150%로, 두산건설은 626%에서 230%로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