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대구경 강관에 최고 20.39%의 반덤핑관세를, 최고 27.42%의 상계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최종 판정했다. 미국의 고관세 부과 움직임에 한국 철강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21일(현지시간) 한국산 대구경 강관 제품에 대한 반덤핑관세·상계관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반덤핑관세는 외국 기업이 불공정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해 자국 산업에 피해를 준다고 볼 때 부과하는 관세다. 상계관세는 수출국에서 보조금을 지원받은 제품이 수입돼 자국 산업이 피해를 본다고 판단할 때 적용된다. 대구경 강관은 주로 송유관 제조에 사용되는 제품이다.

상무부는 한국의 현대RB가 14.97%, 세아제강 7.03%, 삼강엠앤티 20.39%, 나머지 업체들이 9.3% 비율로 제품을 덤핑 판매했다고 판정했다. 또 세아제강의 보조금 비율을 27.42%로 산정했으며 휴스틸과 현대제철에 대해서는 0.01%, 0.44%로 판단했다. 나머지 업체의 보조금 비율은 9.29%로 판정했다. 미국 무역위원회(ITC)는 이를 토대로 미국 업계가 피해를 입었는지 판단하고 오는 4월 관세 부과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의 이번 조치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산 대구경 강관의 미국 수출량은 약 13만t으로 전체 철강 수출량(254만t)의 약 5.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만 상무부가 이번에도 특별시장상황(PMS) 관련 조항을 이용해 반덤핑 판정을 내렸는지 주목하고 있다. PMS는 수출국의 특별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무부가 재량으로 관세를 결정하는 기법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무부가 PMS를 남용해 반덤핑 판정을 내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아직 이번 판정에 대한 정확한 근거가 나오지 않았지만 또다시 PMS를 활용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