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환경·농업기반의 거창, 세계 승강기산업 허브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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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도시 이야기
'승강기 산업 선도' 경남 거창군
승강기 밸리 특구 지정에 '들썩'…권역별 관광벨트 사업 가속도
'승강기 산업 선도' 경남 거창군
승강기 밸리 특구 지정에 '들썩'…권역별 관광벨트 사업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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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규모나 형태가 매우 크고 넓다’는 의미의 이 형용사가 도시 브랜드가 된 곳이 있다. 경남 북서부 지역의 거점 도시 거창군(居昌郡)이다. 인구 6만3000명 정도의 소규모 농촌지역이 이런 ‘거창한’ 브랜드를 갖게 된 것은 순전히 지명 덕이다. 군을 상징하는 통합 브랜드 ‘거창한 거창’을 만든 이후 전국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이 고장 쌀 상표는 ‘밥맛이 거창합니다’가 됐다.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은 당연히 ‘거창한 사과’ ‘거창한 딸기’가 됐으며, 마을 곳곳에는 거창한 고깃집과 거창한 국수 등 지명을 살린 브랜드가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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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농업 기반의 거창군이 올 들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공들여 온 승강기산업 기반이 하나둘 제모습을 갖춰가면서 관련 기업과 연구원 이전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승강기 생산에 필요한 인프라가 집적화하면서 거창은 농업에 더해 산업기반까지 갖추게 됐다”며 “천혜의 자연환경과 승강기산업에 특화된 강점을 잘 살려 명품 도시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승강기산업으로 들썩이는 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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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군의 특구 지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거창사과·딸기산업특구’ ‘거창 항노화힐링특구’에 이어 세 번째다. 하지만 군이 승강기 특구 지정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농업 인구가 1만5725명으로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전형적인 농업 도시에 그나마 산업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승강기 관련 인프라를 집적화한 이후 거창을 찾는 기업도 꾸준히 늘고 있다. 승강기밸리 조성을 본격화한 2011~2013년 승강기 선도 기업 24곳이 거창에 투자했다. 2016년 2개, 2017년 5개, 지난해 6개 업체가 거창으로 이전해 지금까지(총 37개) 700여 명의 고용 인원을 창출했다.
10년 노력으로 농촌에 산업기반 뿌리내려

지난 10여 년간 승강기산업 구축 과정을 지켜본 임영수 거창군 미래전략과장은 “기업체 한 곳이라도 더 모셔오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허사가 되는 등 돌이켜보면 우여곡절도 많았다”며 “승강기산업이 더 번창해 고향 경제를 살리는 버팀목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힐링 고장으로 권역별 개발
‘산이 좋고 물이 좋다’는 이 평범한 말이 거창만큼 잘 어울리는 곳도 없다. 거창 지역민들에게 깊이 각인된 자부심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외부에서 단 한 방울의 물도 유입되지 않은 청정수가 흐르는 땅에 산다’는 것이다. 거창은 남덕유산에서 발원해 월성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만으로 충족하는 고장이다.
동시에 거창을 일컬어 ‘고산천국(高山天國)의 고장’이라고도 한다. 지리산과 가야산 덕유산 등 3개 국립공원의 중심에 있어 해발 1000m 이상의 명산 23개가 군 주위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거창군은 승강기를 중심으로 한 산업기반 확충과 함께 권역별 관광벨트화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역을 5대 권역으로 나눠 특색 있는 관광 자원을 구축하는 것이다. 군은 2020년까지 동부권(가조·가북면)은 웰니스 건강, 서부권(마리·위천·북상면)은 트레킹과 역사문화, 남부권(남상·남하·신원면)은 생태와 유적, 북부권(주상·웅양·고제면)은 액티비티관광, 중심권(거창읍)은 도심 관광을 테마로 개발하기로 했다.
거창=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