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정재 "사이비종교 쫓는 목사…추리하는 재미 쏠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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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바하'로 미스터리 스릴러 도전한 배우 이정재
종교문제연구소장 박웅재 목사役…여중생 살인사건 해결 나서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시나'…신에 대한 믿음 흔들리기도
종교문제연구소장 박웅재 목사役…여중생 살인사건 해결 나서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시나'…신에 대한 믿음 흔들리기도
“탐정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듯 주인공 박 목사가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이 마치 추리물 같은 느낌을 줍니다.”
영화 ‘사바하’로 아주 독특한 미스터리 스릴러에 도전한 배우 이정재의 말이다. 사바하는 ‘검은 사제들’을 연출한 장재현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종교문제연구소장 박웅재 목사(이정재 분)가 사슴동산이라는 신흥 종교단체와 여중생 살해 사건의 연관성을 찾으며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나간다. 종교적 소재에 오컬트(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적·초자연적 현상, 또는 그런 현상을 일으키는 기술)적 요소가 가미됐다는 점에서 다른 미스터리 스릴러와 다르다.
박 목사는 대의명분보다 실리를 따지는 ‘생계형’ 인물이다. 초반에는 다소 가볍고 속물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후반부에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점점 진중한 속내를 드러낸다.
“박 목사는 믿음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신에게 닥친 시련으로 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평범한 목회자와 다른 길을 가게 된 겁니다. ‘진짜’를 보기 위해 가짜를 찾아 나선 것이지요.”
종교를 소재로 한 영화에 거부감을 느낄 관객도 있을 법하다. 이정재는 “신의 존재를 믿는다”며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했다. 그런 그에게 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올바른 믿음을 시사하는 이번 영화가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
“기독교의 박 목사와 불교의 해안 스님이 합심해 불법적 종교인을 잡아내고 정화시킵니다. 옳지 못한 이를 처단한다는 데는 종교인뿐 아니라 관객들도 ‘잘했다’고 동의하지 않을까요? 연출자가 머리를 잘 써서 문제의 소지를 피해간 것 같아요.”
사바하에는 신을 찾는 박 목사, 악의 존재를 찾아다니는 미스터리한 정비공, 온전치 못한 존재로 태어난 쌍둥이 등 세 줄기의 이야기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박 목사의 시선을 따라간다. 각 캐릭터는 특별히 도드라지지 않고 서사의 구조 안에서 조화를 이룬다. 이정재는 “박 목사는 미스터리한 구조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잘 설명하는 역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캐릭터보다 이야기 자체가 돋보입니다. 지금까지는 캐릭터에 더 눈길이 가는 역할을 많이 해서 제게는 박 목사 같은 캐릭터가 더 신선하고 흥미로웠습니다. 무엇으로든 관객에게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면 만족해요.”
이정재는 2016년 절친한 동료배우 정우성과 함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를 설립했다. 단짝 같은 두 사람은 스크린에서 아름다운 경쟁을 하게 됐다. 정우성이 주연한 영화 ‘증인’은 개봉 8일째 100만 관객을 넘어섰고, 사바하는 개봉 첫날인 지난 20일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우성씨의 안부에 대한 질문은 (너무 많이, 자주 받아서) 이제 그러려니 합니다. 파트너가 있다는 건 의지가 되고, 자극도 되고 좋은 일이죠. 여러모로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정재는 1993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해 26년간 연기를 하고 있다. 1990년대엔 잘생긴 청춘스타로 인기를 모았고 이후 멜로, 액션, 범죄물 등 다양한 장르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왔다. 채널을 돌리다가 자신이 출연한 영화가 나오면 보느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이렇게 답했다.
“봐요. 영화를 보면서 ‘저걸 다시 하라면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못할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자신 없습니다. 그때의 연기가 완벽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당시에만 쏟아낼 수 있던 에너지가 다시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죠. 아직도 제 눈에는 저의 미흡한 부분만 보입니다.”
김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영화 ‘사바하’로 아주 독특한 미스터리 스릴러에 도전한 배우 이정재의 말이다. 사바하는 ‘검은 사제들’을 연출한 장재현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종교문제연구소장 박웅재 목사(이정재 분)가 사슴동산이라는 신흥 종교단체와 여중생 살해 사건의 연관성을 찾으며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나간다. 종교적 소재에 오컬트(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적·초자연적 현상, 또는 그런 현상을 일으키는 기술)적 요소가 가미됐다는 점에서 다른 미스터리 스릴러와 다르다.
박 목사는 대의명분보다 실리를 따지는 ‘생계형’ 인물이다. 초반에는 다소 가볍고 속물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후반부에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점점 진중한 속내를 드러낸다.
“박 목사는 믿음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신에게 닥친 시련으로 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평범한 목회자와 다른 길을 가게 된 겁니다. ‘진짜’를 보기 위해 가짜를 찾아 나선 것이지요.”
종교를 소재로 한 영화에 거부감을 느낄 관객도 있을 법하다. 이정재는 “신의 존재를 믿는다”며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했다. 그런 그에게 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올바른 믿음을 시사하는 이번 영화가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
“기독교의 박 목사와 불교의 해안 스님이 합심해 불법적 종교인을 잡아내고 정화시킵니다. 옳지 못한 이를 처단한다는 데는 종교인뿐 아니라 관객들도 ‘잘했다’고 동의하지 않을까요? 연출자가 머리를 잘 써서 문제의 소지를 피해간 것 같아요.”
사바하에는 신을 찾는 박 목사, 악의 존재를 찾아다니는 미스터리한 정비공, 온전치 못한 존재로 태어난 쌍둥이 등 세 줄기의 이야기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박 목사의 시선을 따라간다. 각 캐릭터는 특별히 도드라지지 않고 서사의 구조 안에서 조화를 이룬다. 이정재는 “박 목사는 미스터리한 구조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잘 설명하는 역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캐릭터보다 이야기 자체가 돋보입니다. 지금까지는 캐릭터에 더 눈길이 가는 역할을 많이 해서 제게는 박 목사 같은 캐릭터가 더 신선하고 흥미로웠습니다. 무엇으로든 관객에게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면 만족해요.”
이정재는 2016년 절친한 동료배우 정우성과 함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를 설립했다. 단짝 같은 두 사람은 스크린에서 아름다운 경쟁을 하게 됐다. 정우성이 주연한 영화 ‘증인’은 개봉 8일째 100만 관객을 넘어섰고, 사바하는 개봉 첫날인 지난 20일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우성씨의 안부에 대한 질문은 (너무 많이, 자주 받아서) 이제 그러려니 합니다. 파트너가 있다는 건 의지가 되고, 자극도 되고 좋은 일이죠. 여러모로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정재는 1993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해 26년간 연기를 하고 있다. 1990년대엔 잘생긴 청춘스타로 인기를 모았고 이후 멜로, 액션, 범죄물 등 다양한 장르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왔다. 채널을 돌리다가 자신이 출연한 영화가 나오면 보느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이렇게 답했다.
“봐요. 영화를 보면서 ‘저걸 다시 하라면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못할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자신 없습니다. 그때의 연기가 완벽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당시에만 쏟아낼 수 있던 에너지가 다시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죠. 아직도 제 눈에는 저의 미흡한 부분만 보입니다.”
김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