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김 "최종 단계는 NPT 재가입"…北비핵화 로드맵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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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중단 지속→신고·사찰→폐기→NPT 재가입' 수순 밝혀
"美, 경제·정치·안보 3대 인센티브 제공…FFVD 가시화 때 제재 해제"
"北, 전문가 사찰 허용, 비핵화 시간표 설정해야…인권·종교자유 개선해야" 북미 협상의 막후채널을 맡았던 앤드루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이 22일(현지시간) 핵·미사일 시험 중단에서부터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가입에 이르는 북한 비핵화 과정을 정리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했다.
김 전 센터장은 이날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틴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에서 북한 비핵화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미국의 목표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것을 재확인하면서 이 같은 내용의 '잠재적' 로드맵을 소개했다.
김 전 센터장은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했으나,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앞서 북미 실무협상을 총괄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비핵화 로드맵 구상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그는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 핵·미사일 시험의 지속적인 중단을 출발점으로 ▲포괄적 신고 및 전문가 사찰 ▲핵무기·운반체·핵물질 폐기를 거쳐 북한이 2003년 탈퇴한 NPT에 재가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센터장은 그러면서 "북한은 주요 대량살상무기(WMD) 시설에 대한 미국 전문가의 평가를 허용하고, (핵·미사일) 시설을 신고하며, 합의된 시간표에 따라 한반도에서 핵무기와 운반체 시설, 관련 핵물질을 폐기·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고 대상과 범위에 대해선 "핵·탄도미사일은 물론 생화학 무기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종 과정인 NPT 재가입에 대해서는 "(비핵화) 과정의 일부로서 검증과 확인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센터장은 북미 협상테이블 위에 올려 주고받을 수 있는 실행조치-상응조치도 광범위하게 제시했다.
미국이 북한에 줄 수 있는 상응조치를 경제·정치·안보적 측면의 3대 인센티브로 분류됐다.
경제적 인센티브로는 ▲인도적 지원 ▲북한 은행의 국제 거래 완화 ▲북한 수출·수입 제재 완화 ▲북한 경제구역 내 조인트벤처 (제재) 면제를 꼽았다.
이어 ▲여행금지국 해제 ▲연락사무소 개설 ▲오케스트라 공연 등 문화 교류 개시를 북한에 제공 가능한 정치적 인센티브로 꼽고, ▲김씨 일가와 고위 인사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등재 해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철회도 정치적 인센티브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김 전 센터장은 이와 함께 ▲종전선언 서명 ▲북미간 군사협력(military to military engagement) ▲평화협정 체결 및 외교관계 수립을 안보적 인센티브로 제시했다.
그는 북한이 희망하는 대북제재 해제에 대해서는 "FFVD가 가시권에 노출됐을 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기존 조치를 거론, "의미 있는 종류의 조치를 했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북한은 아직 할 일이 남았고 핵심 전략 무기와 생산시설, 인프라의 진정한 해체를 추가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로 내건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에 대해선 "(미 정부는) 핵무기 생산 능력을 현저하게 감소시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센터장은 그러나 미국의 상응조치를 위해선 북한이 '값'(price)을 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 "모든 핵시설을 폐기하고, 핵과 탄도미사일, 생화학(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포괄적인 신고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또 "미국과 국제 전문가들이 WMD 시설에 접근하게 하며, 시간표를 정하고 한반도에서 (핵)무기와 시설, 관련 물질을 폐기하기 위해 이들 전문가와 협력하는 데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NPT에 다시 가입하는 것에도 합의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전 센터장은 "이것은 북한과 대화를 시작한 2년 전 우리의 입장이며, 우리가 이 입장을 바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음 주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무엇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내가 (CIA를) 떠날 때까지 우리 마음속에 있었던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협상을 제대로 한다면 이 모든 것이 달성 가능하다고 정말 믿는다"며 "그 과정은 한 발짝 뒤로 갔다 두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모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핵화 실행조치와 더불어 북한이 외국인 투자가 가능할 때를 대비해 외국인 투자 규정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북한의 인권과 종교의 자유 문제를 꺼내며 "김정은의 할아버지(김일성)와 할머니는 헌신적인 기독교인이었다"며 "만약 북한이 인권(탄압) 기록으로 비난을 받는다면 종교의 자유부터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센터장은 북미 비핵화 협상을 '3차원 체스 게임'에 비유하면서 전략적인 사고와 입체적인 시각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당신 바로 앞에 있는 것도 못 볼 수 있다.
당신을 둘러싼 것과 앞으로 있을 것도 봐야 한다"며 "기술적 협의에서 문제가 생기면 뒤로 물러서서, 한반도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해 "(1차 회담보다는) 더 많이 가고 더 생산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1차 회담에서 우리는 비핵화에 집중했고 그들은 신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 후 우리는 서로를 알게 됐고 더 알아가는 중"이라며 "지금까지 이뤄진 진전을 보면 2차 회담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美, 경제·정치·안보 3대 인센티브 제공…FFVD 가시화 때 제재 해제"
"北, 전문가 사찰 허용, 비핵화 시간표 설정해야…인권·종교자유 개선해야" 북미 협상의 막후채널을 맡았던 앤드루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이 22일(현지시간) 핵·미사일 시험 중단에서부터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가입에 이르는 북한 비핵화 과정을 정리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했다.
김 전 센터장은 이날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틴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에서 북한 비핵화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미국의 목표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것을 재확인하면서 이 같은 내용의 '잠재적' 로드맵을 소개했다.
김 전 센터장은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했으나,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앞서 북미 실무협상을 총괄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비핵화 로드맵 구상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그는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 핵·미사일 시험의 지속적인 중단을 출발점으로 ▲포괄적 신고 및 전문가 사찰 ▲핵무기·운반체·핵물질 폐기를 거쳐 북한이 2003년 탈퇴한 NPT에 재가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센터장은 그러면서 "북한은 주요 대량살상무기(WMD) 시설에 대한 미국 전문가의 평가를 허용하고, (핵·미사일) 시설을 신고하며, 합의된 시간표에 따라 한반도에서 핵무기와 운반체 시설, 관련 핵물질을 폐기·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고 대상과 범위에 대해선 "핵·탄도미사일은 물론 생화학 무기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종 과정인 NPT 재가입에 대해서는 "(비핵화) 과정의 일부로서 검증과 확인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센터장은 북미 협상테이블 위에 올려 주고받을 수 있는 실행조치-상응조치도 광범위하게 제시했다.
미국이 북한에 줄 수 있는 상응조치를 경제·정치·안보적 측면의 3대 인센티브로 분류됐다.
경제적 인센티브로는 ▲인도적 지원 ▲북한 은행의 국제 거래 완화 ▲북한 수출·수입 제재 완화 ▲북한 경제구역 내 조인트벤처 (제재) 면제를 꼽았다.
이어 ▲여행금지국 해제 ▲연락사무소 개설 ▲오케스트라 공연 등 문화 교류 개시를 북한에 제공 가능한 정치적 인센티브로 꼽고, ▲김씨 일가와 고위 인사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등재 해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철회도 정치적 인센티브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김 전 센터장은 이와 함께 ▲종전선언 서명 ▲북미간 군사협력(military to military engagement) ▲평화협정 체결 및 외교관계 수립을 안보적 인센티브로 제시했다.
그는 북한이 희망하는 대북제재 해제에 대해서는 "FFVD가 가시권에 노출됐을 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기존 조치를 거론, "의미 있는 종류의 조치를 했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북한은 아직 할 일이 남았고 핵심 전략 무기와 생산시설, 인프라의 진정한 해체를 추가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로 내건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에 대해선 "(미 정부는) 핵무기 생산 능력을 현저하게 감소시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센터장은 그러나 미국의 상응조치를 위해선 북한이 '값'(price)을 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 "모든 핵시설을 폐기하고, 핵과 탄도미사일, 생화학(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포괄적인 신고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또 "미국과 국제 전문가들이 WMD 시설에 접근하게 하며, 시간표를 정하고 한반도에서 (핵)무기와 시설, 관련 물질을 폐기하기 위해 이들 전문가와 협력하는 데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NPT에 다시 가입하는 것에도 합의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전 센터장은 "이것은 북한과 대화를 시작한 2년 전 우리의 입장이며, 우리가 이 입장을 바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음 주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무엇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내가 (CIA를) 떠날 때까지 우리 마음속에 있었던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협상을 제대로 한다면 이 모든 것이 달성 가능하다고 정말 믿는다"며 "그 과정은 한 발짝 뒤로 갔다 두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모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핵화 실행조치와 더불어 북한이 외국인 투자가 가능할 때를 대비해 외국인 투자 규정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북한의 인권과 종교의 자유 문제를 꺼내며 "김정은의 할아버지(김일성)와 할머니는 헌신적인 기독교인이었다"며 "만약 북한이 인권(탄압) 기록으로 비난을 받는다면 종교의 자유부터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센터장은 북미 비핵화 협상을 '3차원 체스 게임'에 비유하면서 전략적인 사고와 입체적인 시각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당신 바로 앞에 있는 것도 못 볼 수 있다.
당신을 둘러싼 것과 앞으로 있을 것도 봐야 한다"며 "기술적 협의에서 문제가 생기면 뒤로 물러서서, 한반도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해 "(1차 회담보다는) 더 많이 가고 더 생산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1차 회담에서 우리는 비핵화에 집중했고 그들은 신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 후 우리는 서로를 알게 됐고 더 알아가는 중"이라며 "지금까지 이뤄진 진전을 보면 2차 회담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