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동선 등 준비 감안하면 김정은 방문 가능성 작아"이재용, UAE 왕세제 안내 준비에 집중…"실제 방문한다면 직접 안내할 듯"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방문 가능성이 제기됐던 삼성전자 베트남공장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24일 알려졌다.복수의 재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정부나 베트남 정부, 베트남 주재 북한 대사관 등에서 삼성전자 측에 김 위원장의 베트남공장 방문과 관련해 통보한 게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은 김 위원장 방문설이 나오면서 국내외 여러 경로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했으나 '실체'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별다른 준비 없이 대기 상태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김 위원장이 베트남 방문길에 삼성전자 현지 공장을 방문할 경우 최소 일주일 전에는 경호, 동선 등이 정해져야 하고, 삼성전자도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 여부와 공장 설명 자료 등을 확정해야 하지만 이런 절차는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특히 이 부회장은 이달 말 방한하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의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공장 방문 일정(26일)에 대비한 안내 준비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재계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이 사흘 정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현지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미뤄 김 위원장의 방문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김 위원장의 전격적인 방문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워낙 경호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비밀리에 부쳐질 수밖에 없고, 방문 여부도 언제든 변경될 수 있어 실제로 성사되더라도 임박해서야 일정이 공개될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다.이런 가운데 AFP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베트남 방문 기간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공장이 있는 박닌성을 찾을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삼성전자 현지법인의 긴장 수위를 높였다.앞서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 17일 박닌성 삼성공장 주변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재계 관계자는 "지난 2009년 남북 해외산업공단 시찰단이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을 찾은 바 있지만 김 위원장의 방문 여부는 이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면서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삼성전자도 돌발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만약 김 위원장의 공장 방문 일정이 확정된다면 이재용 부회장이 전세기편으로 현지로 가서 직접 안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연합뉴스
김여정 등 동행, 리설주는 언급 없어…곧 베트남 공식 친선방문해 정상회담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3일 오후 평양역에서 전용열차를 타고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전했다.이번 방문에는 김영철·리수용·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동행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그러나 부인 리설주 여사는 호명되지 않아, 기대를 모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의 '퍼스트레이디 외교'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중앙통신은 아울러 김 위원장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곧 베트남을 공식 친선방문한다"며 "방문 기간 두 나라 최고지도자들의 상봉과 회담이 진행된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인 공식 친선방문의 기간은 언급하지 않았다.평양역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당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등 당과 정부, 군 간부들이 나와 김 위원장을 환송했다.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김 위원장이 평양역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는 모습, 열차에 오르기 전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 4장과 함께 김 위원장의 베트남행 소식을 주민들에게도 알렸다.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제1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렸을 때와 비교하면 김 위원장의 출발 보도 분량이 줄어들었다.중앙통신은 지난해 6월 11일 김 위원장의 행보를 평양에서 출발, 싱가포르 도착,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 접견 등 세 꼭지로 나눠 보도했으며, 노동신문은 이를 1면부터 총 두 개 면을 할애해 16장의 사진을 실었다.한편 김 위원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는 23일 오후 9시 30분께(현지시간)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丹東)역을 통과했으며, 26일 중국과 인접한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 승용차를 이용해 하노이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2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랑선성 동당시와 하노이를 잇는 국도 1호선 170㎞ 구간의 차량통행이 전면 차단된다고 현지 언론이 지난 22일 밤 잇달아 보도했다가 당국의 지시를 받고 일제히 기사를 삭제했다./연합뉴스
김일성·김정일 발자취 따라 정통성 과시…'뒷배' 중국 역할 강조항공기 이동 땐 동선 노출 쉬워…방탄특별열차로 신변안전 확보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에 가려고 전용기 대신 열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김 위원장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는 중국 고위급 지도자의 전용기를 빌렸지만, 이번에는 자신의 전용 열차로 중국을 관통해 회담장인 하노이로 향하는 대장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23일 중국 소식통 등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이 3∼4시간이면 하노이까지 갈 수 있는 전용기 '참매 1호'를 놔두고 60여 시간이 걸리는 특별열차를 택한 것은 정권계승 정통성과 중국이라는 배경, 신변안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김 위원장은 열차로 중국을 거처 베트남을 방문했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남순강화(南巡講話) 루트를 방문했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자취를 따르면서 북한의 정권 계승자로서 정통성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김일성 주석은 1958년과 1964년 두 차례 베트남을 방문하면서 평양에서 베이징까지 열차를 이용해 이동한 뒤 중국 항공기를 타고 베트남에 도착했다.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방중시 전용 열차를 이용하는 등 '열차 방문'은 북한 3대 세습의 정당성을 상징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특히 김 위원장이 열차로 베트남에 갈 경우 북미 정상회담과 더불어 중국 시찰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김일성 주석의 1차 베트남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베트남 방문 전후로 우한(武漢)이나 광저우(廣州)를 들러 시찰을 할 수 있다.김일성 주석은 당시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전 국가 주석이 중국 공산당 회의 참석차 머물던 우한으로 이동했다.이후 마오 주석과 함께 광저우로 이동해 인근 지역을 둘러봤다.또다른 이유는 비핵화와 경제개방, 대북 제재 완화 등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 의제를 다루는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이라는 카드가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도 있다.김 위원장이 중국 대륙을 관통해 하노이에 입성함으로써 중국이 혈맹으로서 북한을 존중한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의 장거리 운항에 대한 안전성 우려도 전용 열차를 선택한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으로 제원상 비행 거리가 1만㎞에 달해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충분히 비행할 수 있다.그러나 올해로 생산한 지 35년이 됐고, 북한에 장거리 운항 경험이 많은 조종사가 부족하다는 점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또한, 항공기는 이륙 이후 쉽게 운항 루트가 노출된다는 점도 김 위원장이 전용기를 피하는 이유로 지적된다.실제로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항공 운항 추적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김 위원장의 동선이 실시간으로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특별열차를 타면 북중 접경을 통과해 중국-베트남 국경까지 동맹국인 중국 영토를 지나서 통과할 수 있으므로 신변안전 측면에서 항공기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또 북한 특별열차는 방탄 기능과 박격포 무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외부 공격에 취약한 항공기보다 제원상으로도 훨씬 안전하다.베이징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실제로 특별열차를 탔다면 귀국길에도 열차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들렀던 광저우 등 중국의 개혁 개방의 중심지를 들러 대외 개방의 의지를 드러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 소식통은 이어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전용기인 참매 1호를 공수해 베이징을 거쳐 북한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