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수사인력 총동원, 클럽 등지 특별단속…"약물범죄 카르텔 해체"
경찰 '버닝썬 파문'에 클럽 마약 총력전…범정부 대응도 추진
'버닝썬' 등 유명 클럽을 진원지로 둔 마약 유통과 이를 이용한 성범죄 의혹 등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경찰이 강력한 단속을 예고했다.

경찰청은 이달 25일부터 5월24일까지 3개월간 전국 마약수사관을 포함, 수사부서 역량을 총동원해 마약류 등 약물 이용 범죄 집중단속을 벌인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마약을 매개로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불법행위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범죄 카르텔' 구조를 지녔다고 보고, 이를 해체하는 데 총력을 쏟기로 했다.

마약류 밀반입·유통 등 '1차 범죄'부터 유통된 마약류를 이용한 성범죄 등 '2차 범죄', 2차 범죄로 확보한 불법촬영물을 유포하는 '3차 범죄'까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만큼 종합적 대책을 수립해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집중단속에는 전국 지방경찰청과 경찰서 마약수사관 1천63명을 비롯해 형사·여성청소년·사이버·외사수사 등 수사부서 인력이 대거 투입된다.

주요 단속 대상은 해외여행객 등을 가장한 조직적 마약류 밀반입, 클럽 등 다중 출입장소 내 마약류 유통·투약, 프로포폴·졸피뎀 등 의료용 마약류 불법사용, 인터넷·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이용한 마약류 유통 등이 해당한다.

특히 속칭 '물뽕'(GHB) 등 약물을 이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성폭력, 약물 피해가 의심되는 불법촬영물 유통 등도 주된 단속 대상에 포함했다.

단속과 더불어 소방·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클럽 등 대형 유흥주점을 일제 점검하고, 마약류 보관이나 투약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수사에 착수한다.

약물범죄 관련 112신고는 긴급도가 높은 '코드1' 이상으로, 약물에 따른 2차 피해가 발생하면 최긴급 사안인 '코드0'으로 취급해 관할 지구대·파출소는 물론 형사·여성청소년 수사팀 등 관련 부서가 합동 출동하며 초반부터 총력 대응한다.

112종합상황실은 클럽 등 특정 장소에서 같은 내용의 신고가 반복적으로 접수되면 이를 관련 부서와 공유해 집중 수사를 유도한다.

약물 이용 성범죄가 발생하면 피해자에게 국선변호인 제도를 안내하고, 해바라기센터와 연계해 조사 전 심리상담을 지원하는 등 보호조치도 강화한다.

약물을 복용하면 나타나는 증상, 피해 신고방법, 조치사항 등을 정리해 피해 예방 홍보에도 주력한다.

이번 단속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도록 경찰 조직 내 부서 간의 유기적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관계기관 공조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경찰청은 수사국장을 중심으로, 17개 지방청은 차장 또는 부장을 중심으로 관련 부서가 모두 참여하는 지방청 중심 수사체계를 구축해 정기적으로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한다.

25일에는 수사국장 주재로 전국 추진단 화상회의가 열린다.

아울러 국무조정실이 주관하는 마약류 대책협의회를 통해 관계기관과 마약류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체제를 구축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관세청 등과는 의료용 마약류 불법사용과 공항·항만을 통한 마약류 밀반입 범죄를 합동 수사한다.

아울러 성범죄에 이용된 약물증거를 채취하고 감정하는 작업이 사건 발생 초기에 신속히 이뤄지도록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협의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또, 성범죄 이용 약물에 특화된 매뉴얼을 제작해 일선에 배포하고, 맞춤형 수사기법도 개발한다.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관계기관·민간 전문가·의료인 등이 참여하는 자문단을 구성하고 외국의 마약류 관련 법령과 관리시스템을 연구하는 등 제도 정비에도 나선다.

경찰은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제기된 경찰관-업소 간 유착 의혹과 관련, 3개월간 감찰·생활안전·형사 등 관련 부서 협업을 통해 전국적으로 기획감찰을 벌여 유착 사실이 확인되면 관련자를 엄중히 처벌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종합대책을 통해 약물 이용 범죄를 뿌리 뽑도록 경찰의 모든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며 "피해자 신고와 국민 제보가 중요한 만큼 신고보상금을 적극 지급하고, 신고자 신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