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질'로 돌아오는 코란도, 쌍용차 '실적 액셀' 밟나

8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 내놨다

10.2인치 디스플레이 계기판 눈길
흥행 성공 땐 흑자전환 기폭제

한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전설’ 코란도(사진)가 돌아온다. 코란도를 생산·판매하는 쌍용자동차는 코란도 흥행을 발판으로 올해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쌍용차는 2008년 이후 한 해(2016년)를 빼고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쌍용차는 26일부터 준중형 SUV 코란도의 완전변경 모델을 판매한다. 2011년 코란도C 이후 8년 만에 내놓는 새 모델이다. 외형은 부드러운 인상이 강했던 코란도C와 달리 ‘근육질’에 가깝다는 평가다. 내부는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계기판이 특징이다. 적재공간은 551L로, 다른 준중형 SUV보다 최대 40L가량 넓다.

가격은 경쟁차량보다 싸게 책정했다. 트림(세부 모델)별로 2216만~2823만원 선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이 “쌍용차가 작정하고 차를 내놨다”고 평가할 정도다.

코란도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양산 SUV다. 신진자동차공업이 1974년 미국 차의 라이선스를 가져와 ‘신진지프’라는 이름으로 판매한 게 시작이다. 1983년부터 코란도라는 이름을 썼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코란도는 한국 SUV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당시 현대정공)의 갤로퍼 등 경쟁 모델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코란도 인기는 꺾이기 시작했다. 결국 2005년 코란도는 단종됐다. 쌍용차는 6년 뒤인 2011년 코란도C라는 이름의 SUV를 내놓았지만, 과거 코란도와는 사뭇 다른 이미지의 차량이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새 코란도는 기존 코란도C의 후속 모델이 아니라 엔진과 차체를 원점에서 새로 개발한 전혀 다른 차량”이라며 “오히려 강인한 옛 코란도의 유전자를 이어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가 코란도에 거는 기대는 크다. 새 코란도가 자리를 잡으면 티볼리(소형)-코란도(준중형)-렉스턴스포츠(중대형 픽업트럭)-G4렉스턴(대형)으로 이어지는 쌍용차의 SUV 라인업이 완성된다. 지난해 티볼리는 4만3897대, 렉스턴스포츠는 4만2021대, G4렉스턴은 1만6674대 팔렸다. 반면 코란도C는 3610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전년 대비 54.0% 줄어든 규모다.

신형 코란도가 흥행에 성공하면 쌍용차는 내수 3위 자동차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 잡을 수 있다. 쌍용차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10만9140대다. 전년 대비 2.3% 늘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 등 경쟁자들이 모두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쌍용차는 2003년 이후 15년 만에 내수 3위 자리에 올랐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올해 판매 목표를 16만3000대로 제시했다.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더한 총 판매량(14만3685대)보다 13.7% 더 팔겠다는 뜻이다.

코란도가 쌍용차의 오랜 과제인 흑자전환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쌍용차는 2017년 1분기 이후 8분기째 적자를 내고 있다. 연간을 기준으로 하면 2008년 이후 한 번(2016년)을 빼고는 내리 적자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35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257억원) 대비 적자 폭은 크게 줄었다. 쌍용차 관계자들이 “코란도가 흥행하면 올 1분기부터 흑자를 낼 수 있다”고 기대하는 이유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