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력 생산에서 원자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24일 한국전력의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원자력발전 비중은 23.4%였다. 2017년(26.8%)보다 3.4%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원자력발전 초기인 1984년(21.9%) 후 최저치다. 작년 원전 비중은 정부의 2030년 목표(23.9%)보다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원전의 공백은 액화천연가스(LNG)와 신재생에너지가 채웠다. LNG발전 비중은 2017년 22.2%에서 작년 26.8%로 뛰었다. 신재생에너지 비중도 같은 기간 5.6%에서 6.2%로 늘었다.

원전 비중 뚝…34년 만에 최저
LNG와 신재생에너지는 원전에 비해 단가가 비싼 에너지다. 한전은 작년 LNG에서 생산한 전기를 ㎾h당 121.22원에 구입했다. 신재생에너지 구입 단가는 ㎾h당 180.98원이었다. 원자력(62.05원) 유연탄(83.51원)보다 최대 세 배 비싸다. 싼 에너지 비중이 줄고 고가의 에너지 구입이 늘면서 한전의 전력구입비는 약 4조원 급증했다. 지난해 한전이 208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핵심 이유가 여기 있다. 한전의 적자로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원전 비중 감소에 대해 “탈원전 정책 때문이 아니라 정상적인 안전점검 활동을 강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탈원전 기조에 따라 필요 이상으로 검사를 강화하면서 원전 가동이 과도하게 줄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급격한 원전 비중 감소는 국민 여론과 배치되는 것이기도 하다. 원자력학회와 한국리서치가 지난 20일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7.7%가 원전 확대·유지에 찬성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