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 24일 오후 3시30분

주요 대기업 상장사들이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회계 분야 권위자를 사외이사·감사로 영입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와 ‘신(新)외감법(주식회사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 시행으로 내부 회계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그룹 지주회사 LG는 다음달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에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한 교수는 실무와 이론에 능통한 몇 안 되는 회계 분야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삼일회계법인 근무 경력이 있는 한 교수는 2013년부터 3년간 한국회계기준원 기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15년부터는 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IFRIC) 위원을 맡아 왔다.

LG상사는 양일수 이정회계법인 대표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영입하기로 했다. 다음달 15일 주총에서 최종 확정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도 회계 전문가 모시기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다음달 15일 주총에 최종학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를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리기로 했다. 최 교수는 국내 대표적인 회계학자로 금융위원회 산하 회계전문심의기구인 감리위원회의 감리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효성은 다음달 15일 주총에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을 사외이사에 재선임하는 한편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최 회장은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지식경제부 장관 등을 지냈으며 2016년부터 한국공인회계사회를 이끌고 있다.

농심은 대형 회계법인 출신인 신병일 회계사를 영입한다. 신 회계사는 1981년 삼정KPMG에 입사해 2009~2017년 품질관리실장으로 일했다. 2015~2018년에는 회계기준원의 회계기준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신외감법에 따라 회계 부정의 제재가 대폭 강화될 뿐 아니라 내부 회계관리 제도에 대해서도 외부 감사를 받아야 한다”며 “상장사들이 회계 전문가를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영입해 기업 내부에서 먼저 회계관리 체계를 갖추고 회계 위험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