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재선임·경영권 분쟁…기업들 '주총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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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그룹 주총안건 살펴보니
23개사 오너家 등기이사 만료
정의선, 현대차 대표 선임 주목
23개사 오너家 등기이사 만료
정의선, 현대차 대표 선임 주목
국내 주요 기업이 다음달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등기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처리한다. 올해는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수탁자책임 원칙)를 처음 적용하는 국민연금이 주식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주총을 앞두고 비상이 걸린 기업이 부쩍 늘었다는 후문이다.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거나 오너의 등기이사 재선임 안건을 다룰 기업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간판 기업 오너 재선임될 듯
24일 재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60개 대기업 집단(자산 순위 기준) 계열사 중 오너의 등기이사 임기가 끝나 다음달 주총에서 재선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기업은 23곳에 달한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선 정몽구 회장의 현대모비스 등기이사 임기와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의 현대·기아자동차 임기가 다음달 종료된다. 이 가운데 기아차는 최근 정 수석부회장을 등기이사(사내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주) 등기이사 임기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칠성음료 및 롯데케미칼 사내이사 임기도 다음달 끝난다.
이들 오너는 대부분 등기이사 선임에 필요한 주식 의결권을 확보하고 있다. 일부 기관투자가가 반대표를 던져도 재선임 안건이 무난히 주총을 통과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전망이다. 다만 그룹별 상황에 따라 대주주나 전문경영인의 역할은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관심사는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대표이사직을 맡을지에 있다. 현재 현대차 대표이사는 정몽구 회장과 이원희 사장, 하언태 부사장(울산공장장) 등 3명이다.
지난해 (주)LG 대표이사로 선임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계속 겸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다음달 15일 주총에서 구본준 LG 부회장이 맡았던 기타 비상무이사직에 권영수 (주)LG 부회장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구 회장 체제가 들어선 뒤 구 부회장이 작년 말 공식 퇴진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주총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안건을 다루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임기는 오는 10월 26일까지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결판
3월 주총에서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의 결론이 나는 기업들도 있다.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이 대표적이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물류 계열사 (주)한진 지분 일부를 사들인 KCGI는 주주제안을 통해 한진칼의 감사와 사외이사(2명) 후보를 선임할 것을 한진 측에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선 한진칼 지분 7.34%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도 KCGI를 지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한진그룹은 사외이사를 늘리고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내용 등을 담은 ‘중장기 경영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KCGI 측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해석됐다. 다음달 초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등기이사 선임안 등 주총 안건이 확정되면 양측 분쟁이 격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에선 올해 주총 시즌에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의 기업 공격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배당성향이 낮거나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일부 기업이 공격 대상에 올랐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좌동욱/박상용 기자 leftking@hankyung.com
24일 재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60개 대기업 집단(자산 순위 기준) 계열사 중 오너의 등기이사 임기가 끝나 다음달 주총에서 재선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기업은 23곳에 달한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선 정몽구 회장의 현대모비스 등기이사 임기와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의 현대·기아자동차 임기가 다음달 종료된다. 이 가운데 기아차는 최근 정 수석부회장을 등기이사(사내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주) 등기이사 임기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롯데칠성음료 및 롯데케미칼 사내이사 임기도 다음달 끝난다.
이들 오너는 대부분 등기이사 선임에 필요한 주식 의결권을 확보하고 있다. 일부 기관투자가가 반대표를 던져도 재선임 안건이 무난히 주총을 통과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전망이다. 다만 그룹별 상황에 따라 대주주나 전문경영인의 역할은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관심사는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대표이사직을 맡을지에 있다. 현재 현대차 대표이사는 정몽구 회장과 이원희 사장, 하언태 부사장(울산공장장) 등 3명이다.
지난해 (주)LG 대표이사로 선임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계속 겸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다음달 15일 주총에서 구본준 LG 부회장이 맡았던 기타 비상무이사직에 권영수 (주)LG 부회장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구 회장 체제가 들어선 뒤 구 부회장이 작년 말 공식 퇴진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주총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안건을 다루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임기는 오는 10월 26일까지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결판
3월 주총에서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의 결론이 나는 기업들도 있다.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이 대표적이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물류 계열사 (주)한진 지분 일부를 사들인 KCGI는 주주제안을 통해 한진칼의 감사와 사외이사(2명) 후보를 선임할 것을 한진 측에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선 한진칼 지분 7.34%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도 KCGI를 지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한진그룹은 사외이사를 늘리고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내용 등을 담은 ‘중장기 경영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KCGI 측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해석됐다. 다음달 초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등기이사 선임안 등 주총 안건이 확정되면 양측 분쟁이 격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에선 올해 주총 시즌에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의 기업 공격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배당성향이 낮거나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일부 기업이 공격 대상에 올랐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좌동욱/박상용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