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다음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무역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또 협상에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ZTE 이슈를 포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를 면담한 자리에서 “시 주석과 곧 만나길 기대한다”며 “최종적으로 그 회동에서 결정들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3월에 개인 별장인 플로리다 마러라고리조트에서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양국은 이날 당초 21~22일 열기로 했던 고위급 무역협상을 24일까지 이틀 연장해 진행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협상 연장 사실을 보고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신호”라며 “타결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월 1일로 정해져 있는 협상 시한에 대해 “상당한 진전이 이뤄진다면 연장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며 “한 달 혹은 그 이하로 연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90일 협상 시한 안에 타결되지 않으면 2000억달러(약 225조원)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위협해왔다.

므누신 장관은 “양국이 환율 문제에 대해 합의해 통화협정 중 가장 강력한 협정을 맺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또 대두(콩), 원유 등 1조2000억달러(약 1350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의 ‘기술 도둑질’ 등 일부 핵심 쟁점에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협상이 진전됐다”면서도 “몇 개의 매우 큰 장애물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도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조금 이르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화웨이와 ZTE 문제가 포함될 수도,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의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며 “보안상 이유가 아니라면 누구도 차단하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 등으로 화웨이와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부회장을 기소한 상태다. 이를 활용해 최대한 많은 중국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국이 협상에서 반도체기업인 중국 푸젠진화와 미국 마이크론 간의 특허 분쟁을 해소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사는 2017년부터 특허 소송을 벌여왔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국가 안보에 반한다는 이유로 푸젠진화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수출을 막았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