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빈손 회담' 회의론 일축…"우습다, 아무튼 고맙다"
폼페이오 "진전 없을지도…" 기대치 낮추며 속도 조절 시사
출국 D-1 트럼프, 하노이회담 '낙관' 출사표…폼페이오도 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28일 '하노이 정상회담'을 앞둔 마지막 주말에 거듭 낙관론을 피력했다.

하노이로 출발하기에 앞서 '트럼프식' 북핵 해결 노력에 대한 성과를 불확실하게 보는 미 조야의 회의론을 반박하며 비핵화 의지를 다잡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연달아 글을 올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내일(25일) 일찍 베트남 하노이로 떠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둘 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 이룬 진전이 하노이에서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핵화?"라고 말했다.

출국 하루 전에 미리 '신고'를 하면서 '2차 담판'에 대한 기대와 다짐을 담은 짧은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그는 "김 위원장과는 관계가 좋다!"라며 두 정상의 친밀감을 내세워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정상회담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여전히 그의 행보에 미심쩍은 눈길을 보내는 야권을 향한 쓴소리도 내뱉었다.

다른 트윗에서 그는 "수년간 실패한 사람들이 내가 북한과 협상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너무 우스운 일"이라며 "그들은 (협상 방법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아무튼 고맙다!"라고 적었다.

민주당의 에드 마키 상원의원이 CBS방송에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퍼주기'만 하고 빈손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주장하자 면박한 것이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전문가들이 성과의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낙관을 유지했다"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한 비핵화 압박과 설득 노력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핵무기가 없다면 그의 나라가 신속하게 세계의 대단한 경제 강국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경제발전론을 다시 끄집어냈다.

그는 "(북한은) 지리적 위치와 국민(그리고 김 위원장)으로 인해 어느 나라보다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라며 경제발전을 위한 북한의 지리적 이점도 강조했다.

"미국과 파트너들은 대북 투자유치·인프라 개선·식량안보 강화와 그 이상의 방안을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는 사흘 전 백악관의 발표를 직접 뒷받침하고 나선 것이다.

북미 대화를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폭스뉴스와 CNN방송에 잇따라 출연하는 등 '공중전'을 펼치며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상당한'(substantial), '진정한'(real), '실질적인'(substantive) 등 다양한 표현을 동원하며, "2차 정상회담에서 비핵화가 진전하길 기대한다"는 말을 4차례나 쏟아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북한에 실질적인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김 위원장과 대화하기 위해 세계적인 연합을 구축했다"면서 "지금이 바로 그(대화) 순간"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그는 인터뷰에서 "그것(실질적인 진전)이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꺼내며 '속도 조절'에도 나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또 다른(another) 정상회담이 있을 수도 있고, 이번 주에 모든 것을 가질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일단 현재 하노이에서 북미 실무협상팀의 수차례 회동을 하고 정상회담 의제 조율 작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비록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발언을 전하는 형식이지만, 북한 비핵화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어서, 하노이 정상회담의 목표치를 낮춘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보길 원한다"면서도 "(핵·미사일) 시험이 없는 한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두를 게 없다"는 말을 5차례나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