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인터뷰서 北핵포기 설득방안으로 '비핵국가에 대한 안전보장' 제시 밝혀
"핵심 대북제재 유지"한다면서도 인적교류 등 허용 시사…"실질적 진전 기대"
폭스뉴스와도 인터뷰 "정상회담은 하루 또는 이틀…로드맵 진전 노력 중"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24일(현지시간) 북한은 여전히 '핵 위협'(a nuclear threat)이라며 완전한 비핵화 추진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의 길을 선택하면 안전보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으며, 경제적 번영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핵 담판'과 관련해서는 실질적이고 진정한 진전이 이뤄지기를 기대하면서도 회담 성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국 CNN 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위협으로 여전히 남아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진행자가 '북한으로부터 더이상 핵 위협은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언급하자, 폼페이오 장관은 "대통령이 말한 것은 싱가포르(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노력, 김 위원장이 한 약속이 미국인에 대한 위협을 상당히 낮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어떻게 김 위원장을 상대로 핵 포기를 설득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우리는 김 위원장에게 핵무기 포기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역도, 성장도 할 수 없고 자국민을 돌볼 수도 없는 '왕따 국가'(a pariah state)로 남는 것임을 매우 분명히 전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꺼이 북한의 '안전보장'(security assurances)을 확실히 해주겠다는 점을 김 위원장과 공유했다"며 "그들은 중국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

적절한 방식으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안전보장이 제공될 수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이 꺼낸 안전보장(security assurances)이란 핵보유국이 비핵국가의 안보를 보장해준다는 외교·안보 용어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비핵화시 "전 세계 국가들이 와서 북한의 경제를 오늘의 모습보다 한국의 경제와 더욱 비슷하게 만들어줄 것"이라며 '당근'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북제재 완화의 기준이 '완전한 비핵화'에서 '상당한 위협 감소'로 바뀐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변화는 없다"면서 "북한이 무역을 하고 부를 창출하는 일을 막는 핵심적인 경제 제재는 틀림없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가 바로 이러한 핵심 제재라고 부연하면서 "완전하고 검증된 비핵화가 이러한 제재 완화의 기준임을 지속적으로 말해왔다.

그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다른 일들이 있다"며 "인적교류"를 완화 가능한 비핵심 제재의 사례로 들었다.

이어 "북한이 오늘날 제재를 받는 다른 많은 것들이 있다.

우리가 상당한 조치를 얻어내고 진전을 이룬다면 그 절차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보여줄 배출구(outlet)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 김 위원장의 약속 실현을 향한 커다란 발걸음을 내디딜 것이라는 데 희망적"이라며 "그는 비핵화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협상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얻어내기 위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들은 (비핵화를 향한) 진짜 조치, 가시적이고 검증 가능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의 '폭스뉴스 선데이'에도 출연해 미국의 북한 비핵화 원칙에 관한 진행자의 질문에 "미국의 (비핵화) 정책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

우리의 목표와 임무는 분명하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나는 김 위원장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고, 우리팀은 오늘도 현장에서 두 나라 사이의 진전을 향한 로드맵을 발전시키기 위한 길을 구체화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을 달성하기로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는) 세계 안보를 위해 중요하며 유엔 안보리는 김 위원장에게 (핵)무기 체계를 포기하라고 요구해왔다"며 "그것은 이 나라 국민에게 최선의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상당한 진전이 있길 기대한다.

이번 주에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하고, 이어 "그것은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것이 일어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또한 성과를 기대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2차 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이 걸릴 것이며, 또 다른(another) 정상회담이 있을 수도 있고, 이번 주에 모든 것을 다 끝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의 논의에서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며 "이것은 복잡한 과정"이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CNN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이 일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알고 있다.

이것은 앞으로 향하는 발걸음이지만 세계가 요구하는 것보다는 느릴 것"이라며 '속도조절론'을 피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일 백악관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2차 정상회담이 "김 위원장과의 마지막 만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추가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또한, 폼페이오 장관은 27∼28일로 예정된 하노이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서는 "하루일 수도 있고, 이틀일 수도 있다"라고 말해, 양일중 하루만 정상회담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나는 만약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 일에 전념할 것이라고 자신한다"며 "대통령은 미국민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 폼페이오 장관은 "관계가 중요하다.

두 지도자가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며 "두 지도자가 솔직하게 토론하고 선택지를 찾아 북한의 밝은 미래를 만들고 미국에 대한 핵무기 위협을 줄인다는 궁극적인 최종상태를 달성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전임 행정부가 북핵 문제에 대해 '시험(test)-기도(pray)-움츠리기(cower)'로 일관했다는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이전 행정부는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하게 하고서는 멈추길 기도하고, 그리고 우리를 위협하면 몸을 숙였다"며 "그러나 우리는 북한에 실질적인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김 위원장과 대화하기 위해 세계적인 연합을 구축했다"고 차별화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이 바로 그(대화) 순간이며, 우리는 이번 주에 그것에 대해 진정한 진전을 이루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