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실수’ 중국 샤오미가 5세대(5G) 이동통신용 스마트폰을 삼성, LG 제품의 ‘반값’ 수준인 70만원대에 선보였다.

샤오미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19’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5G 스마트폰 ‘미믹스3 5G’를 공개했다. 샤오미가 MWC에서 신제품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훌쩍 높아진 자신들의 위상을 과시하고 유럽 공략을 가속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샤오미는 2017년 11월 스페인을 시작으로 지난해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에 진출했다.

미믹스3는 퀄컴의 최신 모바일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855’를 장착했는데도 출고가가 599유로(약 76만원)에 불과하다. 150만원대로 예상되는 삼성 ‘갤럭시 S10 5G’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LG전자의 5G폰 ‘V50 씽큐 5G’ 역시 100만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사장도 참석해 “올해 5G 도입으로 고화질 비디오를 내려받는 것이 음악 스트리밍만큼 쉬워질 것”이라며 “샤오미의 5G 제품 출시로 이 같은 변화를 쉽게 경험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샤오미는 LTE(4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신제품 ‘미9’도 함께 선보였다. 중국에서 지난 20일 먼저 공개한 제품으로 뒷면에 카메라 3개와 6.39인치 화면, 6기가바이트(GB) 램, 128GB 저장용량을 갖췄다. 가격은 499유로(약 63만원)부터 시작한다.

업계에서는 샤오미가 이날 폴더블폰(화면을 접는 스마트폰)도 발표할 것이란 소문이 많았지만 언급이 없었다. 대신 샤오미는 5G 제품 개발에 15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5G 스마트폰과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더불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개념인 ‘AIoT’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2000종이 넘는 샤오미의 IoT 기기를 AI로 연결해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왕샹 샤오미 부사장은 “샤오미 IoT 플랫폼 사용자가 1억3200만 명에 이른다”며 “스마트폰과 AIoT를 연결해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오포는 10배 광학 줌 기술을 적용한 ‘파인드X’를 선보였다. 비보는 외부로 드러난 구멍을 모두 없앤 ‘에이펙스 2019’를 공개했다. 메이주는 이어폰과 충전용 케이블 단자, 스피커, 전원 버튼 등 모든 외부 구멍과 버튼을 없앤 스마트폰 ‘제로’로 관심을 모았다. 통신업계에선 비보, 메이주 등의 제품은 실용성이 낮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다만 기술을 과시하고 새로운 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많다.

바르셀로나=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