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인 에너지소비량, OECD보다 40%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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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2017년 소비량 분석
한국 1인당 에너지 5.73toe 소비
英·日·獨 등 선진국보다 많아
한국 1인당 에너지 5.73toe 소비
英·日·獨 등 선진국보다 많아
서울 명동 상점 중 상당수는 이번 겨울에 문을 열어놓은 채 영업했다. 잠재 고객인 행인을 실내로 유도하기 위해서다. 개문(開門) 난방에 따른 전력 소비량은 문을 닫았을 때보다 두 배가량 더 소요된다는 게 전력업계의 설명이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에너지 수입률이 96%에 달하고 있지만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싸다 보니 과소비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에너지 과소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을 에너지 고효율 구조로 전환하는 한편 전기 소비를 혁신적으로 절감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입 96%인데…전기 펑펑”
25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한국의 2017년 기준 에너지 소비량은 1인당 5.73toe(석유환산톤)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4.10toe 대비 약 40% 많았다. 석유환산톤은 각 에너지를 석유 발열량으로 치환한 단위로, 1toe는 1000만kcal다.
국가별로 보면 에너지가 풍부한 미국(6.56toe)이 다소 높았지만, 영국(2.67toe) 일본(3.39toe) 독일(3.79toe) 등 다른 선진국은 매우 낮았다. 유독 한국에서만 에너지 소비량이 꾸준히 느는 점도 문제다. 1인당 소비량은 2014년(5.32toe) 대비 7.7% 증가했다. 미국 일본 영국 등 타국 소비량이 계속 줄어드는 것과 대조된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OECD 국가들의 에너지 다소비 업종 비중이 평균 16.6%인 데 비해 한국에선 40.2%에 달한다”며 “산업 구조의 변화를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에너지 원단위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에너지 원단위는 1000달러어치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에너지의 양이다. 국내 에너지 원단위는 2017년 기준 0.22toe로 기록됐다. 미국(0.12toe) 일본(0.07toe)은 물론 OECD 국가 평균(0.10toe)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똑같은 자동차를 만들더라도 한국에선 일본보다 약 세 배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부 “상반기 혁신전략 마련”
경쟁국들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등 글로벌 규제가 갈수록 세지고 있어서다. 가장 공격적인 목표를 세운 곳은 독일이다. 에너지 생산성을 매년 평균 2.1%씩 개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1차 에너지 수요를 2050년까지 50% 감축(2008년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일본은 2009년부터 철강 시멘트 제지업 등의 에너지 원단위를 연간 1% 이상 개선하도록 의무화했다. 프랑스는 최종 에너지 소비량을 2023년까지 12.6% 감축(2012년 대비)한다는 ‘중장기에너지계획(PPE)’을 내놨다.
우리 정부도 ‘국가 에너지효율 혁신전략(KIEE)’을 마련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산업·수송·건물 등 분야에서 2030년까지 에너지 효율을 대폭 끌어올리는 내용의 중장기 전략을 짜고 있다”며 “상반기 중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한국의 에너지 과소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을 에너지 고효율 구조로 전환하는 한편 전기 소비를 혁신적으로 절감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입 96%인데…전기 펑펑”
25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한국의 2017년 기준 에너지 소비량은 1인당 5.73toe(석유환산톤)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4.10toe 대비 약 40% 많았다. 석유환산톤은 각 에너지를 석유 발열량으로 치환한 단위로, 1toe는 1000만kcal다.
국가별로 보면 에너지가 풍부한 미국(6.56toe)이 다소 높았지만, 영국(2.67toe) 일본(3.39toe) 독일(3.79toe) 등 다른 선진국은 매우 낮았다. 유독 한국에서만 에너지 소비량이 꾸준히 느는 점도 문제다. 1인당 소비량은 2014년(5.32toe) 대비 7.7% 증가했다. 미국 일본 영국 등 타국 소비량이 계속 줄어드는 것과 대조된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OECD 국가들의 에너지 다소비 업종 비중이 평균 16.6%인 데 비해 한국에선 40.2%에 달한다”며 “산업 구조의 변화를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에너지 원단위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에너지 원단위는 1000달러어치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에너지의 양이다. 국내 에너지 원단위는 2017년 기준 0.22toe로 기록됐다. 미국(0.12toe) 일본(0.07toe)은 물론 OECD 국가 평균(0.10toe)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똑같은 자동차를 만들더라도 한국에선 일본보다 약 세 배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부 “상반기 혁신전략 마련”
경쟁국들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등 글로벌 규제가 갈수록 세지고 있어서다. 가장 공격적인 목표를 세운 곳은 독일이다. 에너지 생산성을 매년 평균 2.1%씩 개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1차 에너지 수요를 2050년까지 50% 감축(2008년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일본은 2009년부터 철강 시멘트 제지업 등의 에너지 원단위를 연간 1% 이상 개선하도록 의무화했다. 프랑스는 최종 에너지 소비량을 2023년까지 12.6% 감축(2012년 대비)한다는 ‘중장기에너지계획(PPE)’을 내놨다.
우리 정부도 ‘국가 에너지효율 혁신전략(KIEE)’을 마련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산업·수송·건물 등 분야에서 2030년까지 에너지 효율을 대폭 끌어올리는 내용의 중장기 전략을 짜고 있다”며 “상반기 중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