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 고용까지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경기 부진 등의 영향이다.

인건비 부담에…외국인 근로자까지 줄이는 中企
25일 고용노동부와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중소 제조업체 등이 올해 1분기 정부에 배정을 신청한 외국인 근로자는 할당인원(9996명)에 154명 모자란 9842명에 그쳤다. 신청률은 98.5%였다. 외국인 근로자 배정 신청이 미달된 건 2014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제조 중소기업 등의 외국인 근로자 신청률은 140.2%로, 2017년(229.3%)에 비해 89.1%포인트 낮아졌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할당인원도 채우지 못해 중소제조업을 중심으로 경영 악화와 일감 부족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중소 제조업체들은 국내 근로자들이 공장 근무를 기피해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외국인 근로자로 채워왔다.

올해 신청을 하지 않은 것은 인건비 부담과 경영 악화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기중앙회가 지난해 외국인 신청 업체 중 올해 1분기 미신청 중소 제조업체 1178개를 대상으로 ‘외국인력(E-9) 고용동향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외국인 근로자 배정 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로 기업인들은 ‘인건비 부담’(34.0%)과 ‘경기 부진 및 경영 악화’(31.2%) 등을 꼽았다. 경기 부진 및 인건비 부담으로 중소 제조업체의 생산활동 자체가 위축돼 고용을 축소했고 그 여파로 외국인 근로자 신청 건수도 줄어들었다는 게 중기중앙회의 설명이다.

이들 업체는 또 ‘업체 쿼터(할당인원) 소진’(10.2%), ‘자격요건 미충족’(4.1%),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불만’(3.8%) 등을 외국인 근로자 배정 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로 꼽았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인건비 부담 및 경기 악화에 큰 영향을 받아 외국인 근로자 신청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내·외국인을 포함한 올해 고용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중소 제조업체의 36.5%만이 ‘충원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현재 인원 유지’와 ‘감원’은 각각 49.5%, 14.0%였다.

김진수/심은지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