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5일 홍영표 원내대표의 '대리 사과'에 대해 "원내대표가 내 발언을 모르고 사과하신 것 같다. 나는 사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아마 설훈 의원님 발언에 대해 사과하신 것 같다"면서 자신 발언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설 의원은 지난 21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20대 남성 지지율의 하락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분들(20대)이 학교 교육을 받았을 때가 10년 전부터 집권한 세력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다"며 "그때 제대로 된 교육이 됐을까, 이런 생각을 먼저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설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홍 대변인이 지난 15일 국회 토론회에서 한 20대 관련 발언도 재조명됐다.
홍 대변인은 “20대가 가장 보수적인 성향을 띈다”며 “지난 정권에서 1960∼70년대 박정희 시대를 방불케 하는 반공교육으로 그 아이들에게 적대의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을 정권이 계몽·교육할 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지녔다는 점과 보수적 성향을 지닌 이들을 반공교육에 물들어 제대로 된 사리 판단을 못하는 이들로 취급했다는 점, 현 20대의 절반 이상은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의무 교육을 받았다는 점 등이 지적되며 이들의 발언은 도마 위에 올랐다.
홍 대변인은 별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서도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 기조하에서 남북한의 대결의식과 반북 이데올로기 강화가 당시 교육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제 발언의 골자"라며 "당시 반공교육을 받은 젊은 세대 때문에 당 지지율이 적게 나온다고 얘기하는 것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지적했다.
또 "20대의 우리 당 지지율은 낮은 편이지만, 다른 당은 차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는 수준"이라며 "전반적으로 20대 당 지지율은 낮지만, 우리 당 지지율이 (여야 정당 중에) 가장 높다"고 언급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대 청년과 관련해 우리 당 의원들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홍 대변인이 "사과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하며 진정성 있는 사과인지는 의문표로 남았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설훈, 김현철 등의 막말을 처벌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청원자들은 "정권 연장하고 싶다면 막말 의원들부터 잘 다스려달라"라고 주장했다.
두 의원의 제명을 요구한 게시글에는 "밀어줄 때는 좋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청년이 미개하다는 것이냐", "청년들이 지지를 거두고 있는 이유는 교육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라 말 그대로 문 대통령과 여당이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