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북미협상 진척 질문에 '노코멘트'…비핵화-상응조치 조율 중대국면인듯
정상회담 앞두고 폼페이오-김영철 최종 문안조율 가능성도 거론
비건-김혁철 5일차협상 30분만에 일단락…北美 접점 찾아가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양국 정상의 베트남 하노이 입성이 임박한 가운데 양측 '의제' 협상 수석대표들이 닷새째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가 30분만에 헤어져 눈길을 모았다.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25일 오후 5시20분(현지시간)께 숙소인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을 출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숙소인 '파르크 호텔'을 찾아 약 30분 간 의제 관련 실무협상을 가졌다.

양측은 이로서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20일 오후 현지에 도착해 21일 처음 회동한 것을 시작으로 쉼없이 닷새 연속 대좌했다.

이날 북한 측에서는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이 동행했다.

양측 대표의 회동에 앞서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과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가 파르크 호텔에서 오후 2시부터 4시30분 쯤까지 먼저 접촉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양측 수석대표가 매우 짧게 접촉하면서 합의문 관련 이견이 상당히 좁혀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오전 1시간 가량 협상한 적이 있지만, 21일 개시된 하노이 실무협상팀 대표 회동이 이 정도로 단시간에 마무리된 적은 없었다.

실무협상이 시기상 '종반전'에 돌입한 상황에서 양측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정상회담 합의문에 어떻게 표현할지를 놓고 막판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으로 영변 핵시설을 포함한 북한 대량파괴무기(WMD) 프로그램의 동결 또는 폐기와 상호 연락사무소 개설, 평화선언, 제재 예외 적용을 통한 남북경협 허용 등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 놓고 조율중인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조치는 핵시설 동결에서 폐기에 이르는 '깊이'와 영변부터 모든 WMD·미사일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넓이' 기준 가운데 무엇에 집중할 지가 관건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상응 조치도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연락사무소 수준에 머물지, 아니면 남북경협에 대한 적극적인 허용이나 부분적이라도 대북 제재체제의 변화가 이뤄질지가 주목된다.

최 부국장과 웡 부차관보의 회동이 마무리될 무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 유력시되는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난 비건 대표는 북미 협상 진척 상황을 묻자 "말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앞서 양측은 21일 오후와 22·23일 낮과 저녁, 24일 오후 비건 대표의 숙소인 파르크 호텔에서 만나 총 18시간이 넘는 '마라톤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23일에는 짧은 오전 협상 이후 비건 대표가 취재진에 엄지를 치켜드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중요한 진전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양측 모두 이번 회담에서 최대한의 구체적인 성과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지난해 6·12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때처럼 막판까지 합의문 조율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상회담 직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에 합의문 문안을 둘러싼 최종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이날 실무협상 장소인 파르크 호텔에서 일본 측 북핵 수석 대표인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비건-김혁철 5일차협상 30분만에 일단락…北美 접점 찾아가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