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미·북 정상회담 의제 협상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지난 21일 하노이 도착 후 25일까지 닷새 연속으로 협상을 벌였다.

이번 회담은 역사적인 첫 만남 자체에 의미를 뒀던 지난해 6월 1차 싱가포르 회담과 달리 눈에 보이는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양측 모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건과 김혁철 두 사람이 만난 시간만 15시간이 넘는다.
"싱가포르보다 업그레이드"…비건-김혁철 '성과 도출' 총력
지난해 1차 회담에서 의제 실무 협상을 했던 성 김 필리핀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역할이 제한적이었다면 이번 ‘비건-김혁철’ 라인은 더 많은 재량권을 갖고 있어 협상 내용에 무게감이 실렸다. 1차 회담 당시 ‘성 김-최선희’ 간 협상은 양측 총괄대표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 고위급 회담을 보조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성 김 대사는 지난해 미·북 정상회담 직전에 투입되기도 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8월 비핵화 특명을 맡기며 비건 대표를 임명했고, 북한도 이번 회담을 앞두고 새 얼굴을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두 번째인 만큼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최고의 협상가를 내세워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가 26일 하노이 입성 직전에야 최종 확정되는 등 경호 의전도 1차 회담 때보다 훨씬 엄격해졌다. 지난해 두 정상의 숙소와 회담장은 회담 개최 나흘 전께 윤곽이 드러났다. 호텔과 회담장 주변에 펜스와 검색대 등이 일찌감치 설치되면서 외부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번에는 김정은이 묵을 숙소가 김정은 도착 전날에서야 확실시됐다. 의전 협상 책임자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과 대니얼 월시 미 백악관 부비서실장 간 만남은 한 번도 노출되지 않았다. 회담장 역시 메트로폴호텔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영빈관에서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노이=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