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과 임정 100돌에다 하노이 담판 직후라는 시점적 중요성에 더욱 주목
과거 한 세기 돌아보고 '신한반도 체제' 주도 의지 밝힐 전망
평화·경제·문화 등 다양하게 다루되 對日메시지 비중 줄 듯
文대통령 3·1절 기념사 한줄 요약? '新한반도 시대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의 중대 분수령인 2차 북미정상회담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을 3·1절 기념사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 평화가 급물살을 탄 데다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의미 있는 비핵화 진전이 기대되는 만큼 기념사 메시지가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25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3·1절 기념사에 '신한반도 체제'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신한반도 체제'를 '역사의 변방이 아닌 중심에 서서, 전쟁과 대립에서 평화와 공존으로, 진영과 이념에서 경제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체제'로 정의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라며 "우리는 지금 식민과 전쟁, 분단과 냉전으로 고통받던 시간에서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주도하는 시간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의 이들 언급으로 미뤄볼 때 기념사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질서의 패러다임 전환기인 현시점에 지난 성과를 짚고 미래 비전을 함께 담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지난 100년의 성과와 향후 100년의 비전을 중심으로 메시지가 구성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올해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돌인 것을 고려하면, 불행한 식민지 역사와 선조들의 독립투쟁사를 회고하는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한 세기의 미래를 열겠다는 의지를 강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적극적 중재자 역할로 북미 간 비핵화 대화의 물꼬를 트는 등 국제질서 변화를 한국이 추동했다는 평가 아래 '평화·공존·번영'을 키워드 삼아 다가오는 '신한반도 체제' 역시 한국이 주도하겠다는 의지와 이를 위한 복안도 메시지의 줄기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한반도 평화를 비롯해 경제와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 100년, 새로운 100년의 세부 비전을 제시하려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반도 체제가 이처럼 주요 테마가 될 것으로 보여 과거 3·1절 기념사에서 뼈대가 되곤 했던 대(對)일본 메시지는 그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는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촉발된 한일 갈등이 심화한 형국에서 상황을 더욱 악화하지 않겠다는 판단도 일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기념사에서 대일관계 메시지는 일본과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하되 이와 별도로 과거사 문제에선 일본의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는 기존 원칙을 다시 언급하는 수준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