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첫 일정으로 단독회담 이은 만찬…28일 비핵화·상응조치 최종담판
핵동결·영변 폐기-종전선언·연락사무소·제재완화 조합할 '하노이 선언'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2차 '핵 담판'이 두 주인공의 하노이 도착과 함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27∼28일)을 하루 앞둔 26일 개최지인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이 오전에 전용열차를 타고, 트럼프 대통령이 밤에 전용기편으로 역사적 회담을 위한 무대에 입성했다.
양 정상은 이틀간의 정상회담에서 5번 이상의 회동을 거쳐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담은 '하노이 선언'(가칭)을 채택할 전망이다.
하노이에 먼저 도착한 쪽은 김 위원장이다.
그는 지난 23일 오후 4시30분께 평양역을 출발, 중국 대륙을 종단하며 65시간여동안 3천800㎞를 달려 26일 오전 8시10분(이하 현지시간·한국시간 10시10분)께 베트남의 중국 접경지인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했다.
북한 최고 지도자의 베트남 방문은 김 위원장 조부인 김일성 주석의 1964년 방문 이후 55년만이다.
미국과 전쟁을 치른 '폐쇄 국가'의 정상이 역시 미국과 전쟁을 치른 뒤 관계를 개선하고, 개혁·개방으로 경제 성장을 이룬 나라를 찾은 '역사적 행보'였다.
다소 지친 기색으로 열차에서 내린 김 위원장은 동당역 앞에서 대기 중이던 전용차로 바꿔타고 하노이로 이동, 오전 11시께 멜리아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오후에 50분간 베트남주재 북한대사관을 방문한 것 외에는 외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긴 여행에 따라 주로 휴식을 취하면서 하루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준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8시 54분 전용기편으로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숙소인 하노이 JW메리어트호텔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전 11시 주석궁에서 응우옌 푸 쫑 국가주석과, 정오에는 정부 건물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각각 회담할 계획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은 27일 오후에 시작된다.
양 정상은 27일 '간단한 단독회담 및 환담'(brief one on one·greeting)에 이어 '친교 만찬'(social dinner)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회동 및 만찬이 북미정상회담 일정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만찬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페라하우스나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 등이 거론된다.
만찬에는 북미 정상 외에 양측에서 2명씩 배석한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북측에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이 배석한다.
김 부위원장 외 북측 배석자의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주요 계기마다 오빠인 김정은 위원장을 근접 보좌했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테이블에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양 정상이 만찬을 함께하는 것은 처음으로,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비핵화-상응조치를 둘러싼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 정상은 이튿날인 28일에는 오전 일찍부터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 오찬을 함께하며, 지난해 1차 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구체적 조치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 영변 핵시설 동결 등이 북한이 취할 비핵화 조치로, 연락사무소 개설과 종전선언(평화선언), 제재완화 등이 미국이 이행할 상응 조치로 거론되고 있다.
이어 오후에 회담 결과물을 담은 '하노이 선언'에 서명한 뒤 일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이 지난해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 정원을 산책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회담 전후로 '친교 이벤트'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회담장인 메트로폴 호텔에는 구관과 신관을 연결하는 위치에 프랑스풍 정원이 있는데, 북미 양측이 이 주변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만큼 이곳에서 주요 이벤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북미회담이 끝난 뒤 베트남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친선방문' 형식으로 베트남을 찾는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떠난 뒤에도 3월 2일까지 현지에 머물며 양자 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귀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