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특별사면 및 복권 대상자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특별사면 및 복권 대상자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4378명에 달하는 3·1절 특별사면 명단을 26일 발표했다. 사면 대상자의 97%에 해당하는 4267명은 민생·생계형 일반 형사범이다. 사면복권 대상자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특별사면에서는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에 대한 사면이 눈에 띈다. 이번에는 7대 집회에 참여해 처벌된 107명이 사면·복권됐다. 7대 집회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관련 집회(27명 사면)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집회(17명) ▲광우병 촛불 집회(13명) ▲한·일 위안부 합의 반대 집회(12명) ▲세월호 관련 집회(9명) ▲쌍용차 점거 파업 관련 집회(6명) ▲밀양 송전탑 반대 집회(5명)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사회적 갈등 치유와 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대표적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사드 배치 집회의 경우 찬반 집회 관련자 모두 사면 대상에 포함됐고 2009년 쌍용차 파업 진압 과정에서 직권남용 혐의로 처벌받은 경찰관도 사면 대상자로 선정됐다.

단, 집회 참가자 중 화염병을 던지거나 폭력을 행사해 실형을 받은 이들은 제외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집회의 경우 253명 중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폭력을 행사해 실형을 받은 이들을 제외한 17명만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촛불시위, 태극기 집회 참가자 역시 형이 확정됐더라도 논란과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사면 대상에서 빠졌다.

정·재계 인사들 역시 특별사면 명단에서 배제됐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단행되는 특사라는 상징성과 취지가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에 퇴색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관심을 모았던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등의 사면·복권도 이뤄지지 않았다.

법무부는 "부패 범죄를 저지른 정치인·경제인·공직자나 각종 강력범죄자는 사면 대상에서 배제했다"며 "가급적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일반 형사범 다수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