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중단, 시리아 미군 철수와 같은 전략적 실수 반복할 수도"

보수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하노이 북미 회담을 앞두고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이전처럼 무한정 지연될 가능성과 2020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이해를 위해 북한과 타협에 나설 가능성을 위험요인으로 지적했다.

저널은 25일 사설을 통해 '트럼프와 김정은이 다시 만나면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면서 지난해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이후 조성된 트럼프-김정은 간 개인적 친밀감에도 불구하고 아직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위험 감소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음을 언급했다.
WSJ "트럼프-김정은 회동, 무슨 일 벌어질지 몰라"
저널은 북한이 지난 400일간 핵무기와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고 있으나 북한은 이제 '잠시 쉬어도 충분할 만큼' 진전을 이룩한 상태이며 또 핵무기와 관련 시설 리스트를 신고하길 거부하는 바람에 해체 필요 대상을 결정하지 못하고 또 미 정보당국이 알고 있는 것과 대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저널은 핵 리스트 외에 아직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서도 양측이 합의한 바 없고 북한의 김정은은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앞서 미국에 제재완화를 요구할 것이라면서 결국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실패로 끝난 이전처럼' 무한정 지연될 위험성을 경계했다.

또 북한의 요구를 수용해 일단 제재를 해제했는데 만약 북한이 약속을 어긴다면 이를 되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널은 이어 '여기에 아무도 모르는 트럼프의 개인적 외교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이해를 위해 북한과 흥정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저널은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자신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협상가 가운데 한 사람이라면서 자신이 김정은과 감정 이입의 상태에 있는 것으로 믿고 있는 듯하다면서 앞서 국방부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한미 합동훈련을 중단하고 터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결정한 것과 같은 전략적 실수를 범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널은 '만약 김정은이 주한미군의 부분 철수를 요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트럼프는 비핵화의 경우 북한에 경제적 기회를, 반면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관건은 김정은이 진정으로 나라의 보다 나은 장래를 원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2020 대선을 앞두고 외교 정책적 승리를 열망하고 있음이 명확하다면서 그러나 김정은이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훨씬 구체적인 약속을 보여주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만을 위한 거래에 나선다면 그것은 패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