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실리는 '전월세 신고제'…소득주도성장 토론회서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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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시세정보 없어 임차인 대등 협상 어려워…임대료 상승 요인도"
홍장표 "임대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김현미 "시장 실태 파악 필요" 청와대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정책 토론회에서 전월세 신고제의 도입 필요성이 언급돼 주목된다.
앞서 한국주택학회 세미나에서 전월세 신고제 필요성을 제기한 데 이어 이번 토론회까지 제도 도입 당위성이 강조됨에 따라 전월세 신고제 도입 움직임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도 전월세 신고제 도입 방침을 세우고 의원입법 등을 통한 도입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26일 오후 소주득주도성장특별위가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연 '포용국가로 한 걸음 더, 주거비 경감 및 주거복지 확대' 토론회에서 '주거 안정 정책 인프라 구축 방안'을 발표하며 전월세 신고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변 박사는 "주택 임대차 계약은 신고 의무가 없어 임대사업자 등록이나 임대차 계약과 함께 확정일자를 받는 경우를 제외하면 전체 거래 규모와 계약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워 임대정책 추진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약 495만 가구의 미신고 임대주택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규모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는 약 673만건으로 추산되며, 이 중 22.8%인 153만호만 확정일자나 세액공제 등 공부상 임대 현황 파악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77.2%인 520만건은 파악할 수 없다고 변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임대차 계약의 경우 매매 거래와 같이 실거래 정보가 구축돼 있지 않아 정보 습득에 시간 비용이 많이 들고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대등한 조건에서 협상하기도 어려워 임대차 관련 분쟁 발생 시 구체적인 해결 기준을 찾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춤형 임대차 정책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통계정보 구축과 임차인과 임대인 간 정보격차 해소 등을 위해 임대차 거래 신고제도를 도입하고 정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변 박사는 강조했다.
변 박사는 전월세 신고제의 부정적인 면도 소개했다.
그는 "임대차 거래를 신고제로 운용하면 세원이 노출되면서 임대인의 요구 수익률이 증가하고 임대차 공급이 줄어들어 중장기적으로 임대료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도 전월세 신고제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오랫동안 주택임대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라며 임대 정보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홍 위원장은 "지금까지 세입자는 집주인이 나가라면 나가야 했고, 올려달라는 대로 임대료를 올려줘야 했다"며 "이제는 집주인과 세입자 간 정보격차를 완화하고 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축사에서 "주택 임대차 시장은 아직도 임대료와 임대 유형 등에 관한 정확한 실태 파악도 안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는 더 나은 국민의 삶을 위해 정부와 공공이 앞장서서 풀어가야 할 숙제들"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자발적인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 정책이나 임대시장 정보 시스템 구축 등으로는 임대시장 전반의 정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매매처럼 전월세도 실거래 내역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신고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대인이 전월세 계약을 맺으면 계약 기간과 임대료 등 계약 내용을 신고하는 의무를 지우는 내용으로, 전월세 시장도 투명하게 그 내용이 공개되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가 구축 중인 임대차 시장 정보 시스템은 어디까지나 국세청 자료 등 다른 부처 자료를 취합해 간접적으로 정보를 파악하는 방식이어서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도 최근 세제 혜택을 대폭 축소해 신규 등록자 증가세가 주춤해진 상태다.
주택 매매는 분양권까지 실거래가 정보를 신고하게 하면서 굳이 임대차 거래를 신고 대상에서 제외할 이유가 딱히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한 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임대차 시장의 정확한 정보, 특히 임대료 정보를 임차인에게 제공돼야 한다는 주장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며 "임차인이 이런 정보를 확보할 수 있으면 임대인과의 임대료 협상이나 임대차 분쟁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김 주택정책관은 "정부도 임대차 신고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여러가지 논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세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김 장관의 축사 발언은 주택 임대시장 정보망 구축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월세 신고제로 연결될 수 있다"며 "임대차 정보 시스템은 정부 내에서 활용하는 자료라면, 전월세 신고제를 통해 축적되는 자료는 국민에 공개돼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세미나에서는 취약계층의 주거비 경감을 위한 다양한 제언이 나왔다.
참가자들은 우리나라 가계지출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주거비 경감을 통해 가구당 가처분소득이 늘면 소득주도성장에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을 역임한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의 꾸준한 주거복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시 내 주거실태는 열악하고 주거비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변 교수는 "노후 노후주택 밀집 지역과 노후 연립주택 단지, 안전상 위험건물이나 사업성이 부족해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재건축 단지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한 사업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미나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장은 "주거급여 대상자와 금액을 확대하고 공적임대주택 공급 내실화를 위해 호당 주택 규모를 현재보다 20%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세미나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왔고 많은 숙제를 남겼다"며 "(주거비 경감 및 주거복지와 관련해) 특위에서도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홍장표 "임대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김현미 "시장 실태 파악 필요" 청와대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정책 토론회에서 전월세 신고제의 도입 필요성이 언급돼 주목된다.
앞서 한국주택학회 세미나에서 전월세 신고제 필요성을 제기한 데 이어 이번 토론회까지 제도 도입 당위성이 강조됨에 따라 전월세 신고제 도입 움직임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도 전월세 신고제 도입 방침을 세우고 의원입법 등을 통한 도입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26일 오후 소주득주도성장특별위가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연 '포용국가로 한 걸음 더, 주거비 경감 및 주거복지 확대' 토론회에서 '주거 안정 정책 인프라 구축 방안'을 발표하며 전월세 신고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변 박사는 "주택 임대차 계약은 신고 의무가 없어 임대사업자 등록이나 임대차 계약과 함께 확정일자를 받는 경우를 제외하면 전체 거래 규모와 계약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워 임대정책 추진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약 495만 가구의 미신고 임대주택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규모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는 약 673만건으로 추산되며, 이 중 22.8%인 153만호만 확정일자나 세액공제 등 공부상 임대 현황 파악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77.2%인 520만건은 파악할 수 없다고 변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임대차 계약의 경우 매매 거래와 같이 실거래 정보가 구축돼 있지 않아 정보 습득에 시간 비용이 많이 들고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대등한 조건에서 협상하기도 어려워 임대차 관련 분쟁 발생 시 구체적인 해결 기준을 찾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춤형 임대차 정책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통계정보 구축과 임차인과 임대인 간 정보격차 해소 등을 위해 임대차 거래 신고제도를 도입하고 정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변 박사는 강조했다.
변 박사는 전월세 신고제의 부정적인 면도 소개했다.
그는 "임대차 거래를 신고제로 운용하면 세원이 노출되면서 임대인의 요구 수익률이 증가하고 임대차 공급이 줄어들어 중장기적으로 임대료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도 전월세 신고제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오랫동안 주택임대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라며 임대 정보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홍 위원장은 "지금까지 세입자는 집주인이 나가라면 나가야 했고, 올려달라는 대로 임대료를 올려줘야 했다"며 "이제는 집주인과 세입자 간 정보격차를 완화하고 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축사에서 "주택 임대차 시장은 아직도 임대료와 임대 유형 등에 관한 정확한 실태 파악도 안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는 더 나은 국민의 삶을 위해 정부와 공공이 앞장서서 풀어가야 할 숙제들"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자발적인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 정책이나 임대시장 정보 시스템 구축 등으로는 임대시장 전반의 정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매매처럼 전월세도 실거래 내역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신고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대인이 전월세 계약을 맺으면 계약 기간과 임대료 등 계약 내용을 신고하는 의무를 지우는 내용으로, 전월세 시장도 투명하게 그 내용이 공개되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가 구축 중인 임대차 시장 정보 시스템은 어디까지나 국세청 자료 등 다른 부처 자료를 취합해 간접적으로 정보를 파악하는 방식이어서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도 최근 세제 혜택을 대폭 축소해 신규 등록자 증가세가 주춤해진 상태다.
주택 매매는 분양권까지 실거래가 정보를 신고하게 하면서 굳이 임대차 거래를 신고 대상에서 제외할 이유가 딱히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한 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임대차 시장의 정확한 정보, 특히 임대료 정보를 임차인에게 제공돼야 한다는 주장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며 "임차인이 이런 정보를 확보할 수 있으면 임대인과의 임대료 협상이나 임대차 분쟁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김 주택정책관은 "정부도 임대차 신고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여러가지 논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세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김 장관의 축사 발언은 주택 임대시장 정보망 구축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월세 신고제로 연결될 수 있다"며 "임대차 정보 시스템은 정부 내에서 활용하는 자료라면, 전월세 신고제를 통해 축적되는 자료는 국민에 공개돼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세미나에서는 취약계층의 주거비 경감을 위한 다양한 제언이 나왔다.
참가자들은 우리나라 가계지출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주거비 경감을 통해 가구당 가처분소득이 늘면 소득주도성장에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을 역임한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의 꾸준한 주거복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시 내 주거실태는 열악하고 주거비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변 교수는 "노후 노후주택 밀집 지역과 노후 연립주택 단지, 안전상 위험건물이나 사업성이 부족해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재건축 단지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한 사업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미나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장은 "주거급여 대상자와 금액을 확대하고 공적임대주택 공급 내실화를 위해 호당 주택 규모를 현재보다 20%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세미나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왔고 많은 숙제를 남겼다"며 "(주거비 경감 및 주거복지와 관련해) 특위에서도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