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26일 무함마드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26일 무함마드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의 실세로 꼽히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왕세제(왕의 동생)가 26일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인들을 만났다. 5세대(5G) 이동통신,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미래 기술과 관련해 UAE와 국내 기업 간 협력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이날 삼성전자 경기 화성 사업장을 방문해 이 부회장과 함께 5G 통신 신기술과 반도체 생산라인 등을 둘러봤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 통신장비를 활용한 가상현실(VR) 기기도 체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함마드 왕세제가 VR 기기를 체험한 뒤 삼성의 기술 수준에 감탄을 연발했다”며 “이 부회장과 무함마드 왕세제는 5G 통신, 반도체, AI 등 미래 산업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방명록에 “더 나은 삶을 위해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혁신과 최신 기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UAE는 새로운 기술 도입에 관심이 많다”고 적었다. 무함마드 왕세제의 삼성 방문은 지난 11일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이 부회장과 만난 지 보름 만에 이뤄졌다.

UAE는 2017년 9월 선포한 ‘UAE 4차 산업혁명 전략’에 따라 아부다비 등에 5G 네트워크 구축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5G를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삼성전자에 새로운 시장이 열린 셈이다.

무함마드 왕세제는 최태원 회장 등 SK그룹 고위 관계자들도 만난다.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열리는 오찬에는 이 부회장, 최 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최 회장 등 SK 경영진은 왕세제 일행과 별도로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이번 UAE 관료 방문이 앞으로 시작될 세계 3위(점유율 8.4%) 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의 매각을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세계 1, 2위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요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