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결제인프라 혁신방안 발표…핀테크 수혜주는?(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 결제인프라 혁신방안 발표…핀테크 수혜주는?(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이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27일 전문가들은 카카오, NAVER, NHN엔터테인먼트, 민앤지 등을 직·간접적인 수혜주로 제시하고 눈여겨볼 것을 주문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5일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은행권 공동 결제시스템(오픈뱅킹)을 구축하고 은행과 모든 핀테크(금융기술) 결제사업자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간편결제(페이) 업체에 월 30만~50만원 한도의 소액 신용기능을 허용하기로 했다. 티머니 등 모바일 교통카드와 연계해 페이로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행 200만원에 불과한 선불 충전 한도를 최대 500만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에 관련 핀테크 기업에는 단기적으로 수수료 인하를 기반으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고,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확대가 예상돼 긍정적이란 분석이 줄을 이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후불 시장과 교통카드 시장 진출은 물론 선불 충전금액 확대 등으로 페이업체가 금융플랫폼 사업자로의 진화도 가능할 것"이라며 페이 서비스 관련기업인 카카오, NHN엔터테인먼트, NAVER를 수혜주로 꼽았다. 간편결제 대행사업자 세틀뱅크를 자회사로 둔 민앤지 역시 간편결제 충전금액 확대 전망 등에 비춰 긍정적이란 평가다.

전문가들은 우선적으로 카카오의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페이의 수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은행 공동 금융결제망을 직접 이용할 수 있어 가상계좌 충전 시 발생하는 폰뱅킹 수수료 절감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재 페이업체들은 결제 충전 시 은행에게 건당 400~500원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지만 이번 개편 방안으로 수수료를 10분의 1로 줄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한 송금서비스 비중이 높은 카카오페이에 상대적으로 NAVER의 '네이버페이',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보다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점쳤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월간 거래액이 지난해 4월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12월에는 3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20조원을 넘어섰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간 주요 사업 목적 차이 등을 감안하면 이번 혁신안의 직접적인 수혜는 카카오페이가 더 크다"며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기반의 송금서비스 기능이 강하고 현재 이용액 중 결제액보다 송금액이 더 많아 수수료 절감 측면에서 직접적인 수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6개 은행에 대한 충전에 따른 송금수수료 합산액만 몇백억원대였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페이의 경우 신용카드 결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직접적인 수혜 정도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란 평가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카카오페이가 선불충전방식의 간편결제 오프라인 서비스 확장에 주력하고 있어 가장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안 연구원은 "NHN엔터테인먼트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간편결제 사업인 페이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규제 완화로 간편결제 관련 단말기를 무상으로 보급할 수 있게 된 만큼 과거 집중한 NFC 기반의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신용카드 및 은행업에는 중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페이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고, 특히 카드업계의 경우 핀테크 사업자에게 신용결제를 가능하게 빗장을 풀어준 만큼 위협적이란 평가다.

성종화 연구원은 "현재 국내 결제 규모의 70~80%를 차지하는 신용카드 업계 입장에선 시장 잠식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종선 연구원은 "지난해 결제업체들이 은행에 지급한 수수료가 약 800억원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은행권에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자료=NH투자증권)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자료=NH투자증권)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