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담판] 8개월만에 마주하는 '승부사 vs 승부사'…최종 결단만 남았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스몰딜과 빅딜 사이 '중간 딜' 이상 합의 주목…'영변 핵시설 폐기 및 +α'와 제재완화 절충안 마련 관건
종전선언 등 평화체제 구축 성과도 관심…하노이 담판결과, 비핵화-평화 프로세스 항방 좌우 특별취재단 = '주사위는 던져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첫 단독 회담과 친교 만찬을 시작으로 1박2일 '하노이 핵(核) 담판'의 막을 올린다.
역사상 첫 북미 정상의 대좌로, '세기의 담판'으로 불렸던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린 지 8개월 만에 역사적 재회의 무대가 열린 것이다.
과거 미국과의 적대국에서 동반자 관계로 탈바꿈해 개혁·개방 정책으로 경제적 번영을 이룬 베트남을 배경으로 다시 테이블에 마주 앉은 두 정상이 비핵화 실행조치와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통 큰' 빅 딜을 성사시켜 내느냐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초 '핵 단추 설전'으로 전쟁 위기 직전까지 치닫다 정상회담을 통한 극적 대반전을 이룬 뒤 '남다른 케미'를 이어온 두 사람이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 '톱다운 담판'을 성공시키며 다시 한번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 가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도 중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이번 2차 핵 담판의 최대 과제는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등 각 항목의 정신을 구체적 이행 로드맵으로 옮겨내는 '하노이 선언'을 도출해 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베트남 현지시간 이날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부터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 폴 하노이 호텔에서 일대일 단독 회담과 친교 만찬(social dinner) 순으로 약 2시간에 걸쳐 첫 회담을 하는 것으로 2차 핵 담판의 문을 연다.
이미 지난 21일부터 닷새 동안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 사이에 진행돼온 '의제' 실무협상은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아직 양측의 이견이 모두 해소되지 않은 '불완전 연소' 상태로, 최고위층 사이의 '정치적 결단' 만을 앞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이날 저녁 두 정상의 첫 단독회담과 만찬은 핵담판 전체의 향방을 가늠할 풍향계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이를 토대로 28일에도 몇 차례의 회담을 이어가며 비핵화 실행조치와 상응 조치 간 주고받기를 위한 '톱다운 담판'을 마무리하게 된다.
두 정상은 모든 회담 일정이 끝나면 그 결과물이 담긴 '하노이 선언'에 대한 서명식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후 단독 기자회견을 가졌던 지난해 1차 때와 달리 이번에는 두 정상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갖는 '파격'이 연출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번 회담의 성패는 미국과 북한의 입장에서 각각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 면에서 얼마 만큼의 성과를 얻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즉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북미가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진 영변 핵 시설 폐기와 함께 '플러스알파'(+α) 의 최대치를 견인해야 하는 상황이고, 김 위원장 입장에선 북한이 그동안 최우선 상응 조치로 줄기차게 요구해온 제재완화 문제에 있어 미국의 빗장을 풀어내면서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내는 게 급선무이다.
'영변 핵시설 폐기 및 +α'와 제재완화 요구 사이에서 양측이 어떤 식으로 절충안을 마련하면서 '윈윈'의 결과를 내느냐가 최대 관건인 셈이다.
그동안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대가로 제재완화를 요구해왔지만, 미국은 제재완화를 위해서는 영변 카드만으로는 안되고 보다 진전된 조치를 담은 '+α'가 있어야 한다고 맞서온 만큼 이번 핵 담판에서 그 간극을 메워내느냐가 핵심이다.
이와 관련,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경협 부분을 고리로 한 일부 제재완화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이와 관련,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2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한미경제연구소에서 캐서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와 가진 좌담회와 이어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한이) 영변을 영구 폐기한다면 (부분적 제재완화는) 주고도 남는다.
불가역적 단계로 가는 첫 스텝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경협에 대한 제재 면제를 위해 유엔에서 새 결의안을 마련하는 방식을 꼽았다.
미국은 영변 핵 폐기에 더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폐기 또는 해외 반출, 영변 외 플라토늄·우라늄 시설 폐기, '포괄적 핵신고'의 시한 설정, 사찰·검증의 구체적 범위 및 일정 마련, 이를 아우르는 전체 로드맵 작성 등을 원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이번 회담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내기를 바라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는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 논의가 양측간에 어느 정도 진전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논의, 대북 투자, 제재완화 등이 테이블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미 인터넷매체 복스는 북미가 영변 핵시설의 폐쇄와 남북경협을 위한 일부 제재 완화,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한국전쟁 종료를 상징적으로 아리는 평화선언 체결, 유해 추가 송환 등에 잠정 합의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영변 핵시설의 핵 연료 생산 종료를 위한 구체적 세부사항이나 시간표는 마련되지 않았으며, 실무그룹에서 추가 협상을 통해 세부내용을 정하기로 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앞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지난 6∼8일 '평양 담판'에 이어 지난 21일부터 하노이 현지에서 실무라인을 가동하며 비핵화 실행조치와 상응 조치 조합에 대한 막판 조율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하노이 선언'에 최종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결국 직접 담판을 통한 두 정상의 결단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단독회담→확대 회담→오찬' 순으로 당일치기로 이뤄졌던 지난해 1차 회담 때와 달리 이번에는 1박 2일로 회담 일정이 길어진 데다 두 정상이 최소 5차례 이상 만나 보다 허심탄회하고 심도있는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이번 회담 전망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하고 있지만, 이번 핵 담판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회의론도 미 조야를 중심으로 계속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서두를 게 없다", "급한 시간표는 없다"며 속도조절론을 거듭 재확인하며 "(핵·미사일) 실험만 없으면 행복하다"라고 언급, 회담에 기대치를 한층 낮춰 잡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장기전을 기정사실화하며 추가 회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와 맞물려 비건 특별대표가 지난달 31일 스탠퍼드대학 강연에서 '동시적·병행적 기조'를 공식화하는 한편'단계적 비핵화' 쪽으로의 선회 방침을 시사하고, 최근 미 정부 고위당국자도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동결'을 언급하면서 이번 회담이 비핵화의 '입구'에 해당하는 '동결' 정도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미 조야 등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핵담판이 영변 핵시설 동결 정도와 연락사무소 개소 등 초기단계 조치를 담는 정도에 그치는 '스몰딜'로 끝날 것이냐 아니면 영변 밖 핵시설에 대해 신고·검증·폐기, 포괄적 핵신고·검증 관련 약속, 핵무기와 핵물질 폐기를 포함하는 '비핵화의 개념 정의', 대북제재 완화 등의 난제들을 두루 풀어내는 '빅딜'로 귀결될 것이냐는 결국 두 정상의 결단에 달려 있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현지 외교가의 분위기로는 최소 '중간 딜' 이상의 합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스몰딜과 빅딜, 그리고 그 중간 지점의 '중간 딜'을 판정하는 기준점을 놓고는 설왕설래가 오가는 가운데 영변 핵시설 폐기와 함께 북한이 이미 약속한 동창리 엔진 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폐기에 대한 외부 전문가가 참가하는 사찰·검증, 로드맵 이행을 위한 실무그룹 구성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중간 딜' 이상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외교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핵폐기 로드맵과 핵신고까지 일거에 얻어내는 '빅딜'에는 못미치지만 '핵 동결' 수준에 그치는 '스몰딜'에 비해 의미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다.
이번 회담에서는 비핵화 이외에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해 진전된 합의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6자회담 틀내의 평화체제 논의 방식을 차용한 다자간 평화체제 협의체 구성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북미 정상은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역사를 썼으나 그 이후 제재완화 등을 둘러싼 북미간 힘겨루기로 교착 관계가 이어지면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대한 구체적 진전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북미 간 교착국면은 두 정상의 친서 외교 등을 통해 지난 연말부터 다시 급격히 풀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2차 정상회담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하노이 담판의 결과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향배를 좌우하는 동시에 두 정상의 정치적 운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존의 전통적 외교문법과는 다른 예측불허의 스타일로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두 정상이 하노이에서 70년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울지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종전선언 등 평화체제 구축 성과도 관심…하노이 담판결과, 비핵화-평화 프로세스 항방 좌우 특별취재단 = '주사위는 던져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첫 단독 회담과 친교 만찬을 시작으로 1박2일 '하노이 핵(核) 담판'의 막을 올린다.
역사상 첫 북미 정상의 대좌로, '세기의 담판'으로 불렸던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린 지 8개월 만에 역사적 재회의 무대가 열린 것이다.
과거 미국과의 적대국에서 동반자 관계로 탈바꿈해 개혁·개방 정책으로 경제적 번영을 이룬 베트남을 배경으로 다시 테이블에 마주 앉은 두 정상이 비핵화 실행조치와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통 큰' 빅 딜을 성사시켜 내느냐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초 '핵 단추 설전'으로 전쟁 위기 직전까지 치닫다 정상회담을 통한 극적 대반전을 이룬 뒤 '남다른 케미'를 이어온 두 사람이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 '톱다운 담판'을 성공시키며 다시 한번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 가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도 중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이번 2차 핵 담판의 최대 과제는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등 각 항목의 정신을 구체적 이행 로드맵으로 옮겨내는 '하노이 선언'을 도출해 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베트남 현지시간 이날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부터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 폴 하노이 호텔에서 일대일 단독 회담과 친교 만찬(social dinner) 순으로 약 2시간에 걸쳐 첫 회담을 하는 것으로 2차 핵 담판의 문을 연다.
이미 지난 21일부터 닷새 동안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 사이에 진행돼온 '의제' 실무협상은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아직 양측의 이견이 모두 해소되지 않은 '불완전 연소' 상태로, 최고위층 사이의 '정치적 결단' 만을 앞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이날 저녁 두 정상의 첫 단독회담과 만찬은 핵담판 전체의 향방을 가늠할 풍향계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이를 토대로 28일에도 몇 차례의 회담을 이어가며 비핵화 실행조치와 상응 조치 간 주고받기를 위한 '톱다운 담판'을 마무리하게 된다.
두 정상은 모든 회담 일정이 끝나면 그 결과물이 담긴 '하노이 선언'에 대한 서명식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후 단독 기자회견을 가졌던 지난해 1차 때와 달리 이번에는 두 정상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갖는 '파격'이 연출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번 회담의 성패는 미국과 북한의 입장에서 각각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 면에서 얼마 만큼의 성과를 얻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즉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북미가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진 영변 핵 시설 폐기와 함께 '플러스알파'(+α) 의 최대치를 견인해야 하는 상황이고, 김 위원장 입장에선 북한이 그동안 최우선 상응 조치로 줄기차게 요구해온 제재완화 문제에 있어 미국의 빗장을 풀어내면서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내는 게 급선무이다.
'영변 핵시설 폐기 및 +α'와 제재완화 요구 사이에서 양측이 어떤 식으로 절충안을 마련하면서 '윈윈'의 결과를 내느냐가 최대 관건인 셈이다.
그동안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대가로 제재완화를 요구해왔지만, 미국은 제재완화를 위해서는 영변 카드만으로는 안되고 보다 진전된 조치를 담은 '+α'가 있어야 한다고 맞서온 만큼 이번 핵 담판에서 그 간극을 메워내느냐가 핵심이다.
이와 관련,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경협 부분을 고리로 한 일부 제재완화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이와 관련,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2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한미경제연구소에서 캐서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와 가진 좌담회와 이어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한이) 영변을 영구 폐기한다면 (부분적 제재완화는) 주고도 남는다.
불가역적 단계로 가는 첫 스텝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경협에 대한 제재 면제를 위해 유엔에서 새 결의안을 마련하는 방식을 꼽았다.
미국은 영변 핵 폐기에 더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폐기 또는 해외 반출, 영변 외 플라토늄·우라늄 시설 폐기, '포괄적 핵신고'의 시한 설정, 사찰·검증의 구체적 범위 및 일정 마련, 이를 아우르는 전체 로드맵 작성 등을 원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이번 회담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내기를 바라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는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 논의가 양측간에 어느 정도 진전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논의, 대북 투자, 제재완화 등이 테이블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미 인터넷매체 복스는 북미가 영변 핵시설의 폐쇄와 남북경협을 위한 일부 제재 완화,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한국전쟁 종료를 상징적으로 아리는 평화선언 체결, 유해 추가 송환 등에 잠정 합의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영변 핵시설의 핵 연료 생산 종료를 위한 구체적 세부사항이나 시간표는 마련되지 않았으며, 실무그룹에서 추가 협상을 통해 세부내용을 정하기로 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앞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지난 6∼8일 '평양 담판'에 이어 지난 21일부터 하노이 현지에서 실무라인을 가동하며 비핵화 실행조치와 상응 조치 조합에 대한 막판 조율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하노이 선언'에 최종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결국 직접 담판을 통한 두 정상의 결단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단독회담→확대 회담→오찬' 순으로 당일치기로 이뤄졌던 지난해 1차 회담 때와 달리 이번에는 1박 2일로 회담 일정이 길어진 데다 두 정상이 최소 5차례 이상 만나 보다 허심탄회하고 심도있는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이번 회담 전망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하고 있지만, 이번 핵 담판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회의론도 미 조야를 중심으로 계속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서두를 게 없다", "급한 시간표는 없다"며 속도조절론을 거듭 재확인하며 "(핵·미사일) 실험만 없으면 행복하다"라고 언급, 회담에 기대치를 한층 낮춰 잡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장기전을 기정사실화하며 추가 회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와 맞물려 비건 특별대표가 지난달 31일 스탠퍼드대학 강연에서 '동시적·병행적 기조'를 공식화하는 한편'단계적 비핵화' 쪽으로의 선회 방침을 시사하고, 최근 미 정부 고위당국자도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동결'을 언급하면서 이번 회담이 비핵화의 '입구'에 해당하는 '동결' 정도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미 조야 등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핵담판이 영변 핵시설 동결 정도와 연락사무소 개소 등 초기단계 조치를 담는 정도에 그치는 '스몰딜'로 끝날 것이냐 아니면 영변 밖 핵시설에 대해 신고·검증·폐기, 포괄적 핵신고·검증 관련 약속, 핵무기와 핵물질 폐기를 포함하는 '비핵화의 개념 정의', 대북제재 완화 등의 난제들을 두루 풀어내는 '빅딜'로 귀결될 것이냐는 결국 두 정상의 결단에 달려 있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현지 외교가의 분위기로는 최소 '중간 딜' 이상의 합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스몰딜과 빅딜, 그리고 그 중간 지점의 '중간 딜'을 판정하는 기준점을 놓고는 설왕설래가 오가는 가운데 영변 핵시설 폐기와 함께 북한이 이미 약속한 동창리 엔진 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폐기에 대한 외부 전문가가 참가하는 사찰·검증, 로드맵 이행을 위한 실무그룹 구성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중간 딜' 이상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외교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핵폐기 로드맵과 핵신고까지 일거에 얻어내는 '빅딜'에는 못미치지만 '핵 동결' 수준에 그치는 '스몰딜'에 비해 의미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다.
이번 회담에서는 비핵화 이외에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해 진전된 합의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6자회담 틀내의 평화체제 논의 방식을 차용한 다자간 평화체제 협의체 구성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북미 정상은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역사를 썼으나 그 이후 제재완화 등을 둘러싼 북미간 힘겨루기로 교착 관계가 이어지면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대한 구체적 진전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북미 간 교착국면은 두 정상의 친서 외교 등을 통해 지난 연말부터 다시 급격히 풀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2차 정상회담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하노이 담판의 결과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향배를 좌우하는 동시에 두 정상의 정치적 운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존의 전통적 외교문법과는 다른 예측불허의 스타일로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두 정상이 하노이에서 70년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울지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