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금액은 9년 7개월 만에 하락 폭 최대
교역조건 14개월째 악화…반도체 수출물량 37개월만에 감소
반도체 수출금액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하락하며 교역조건이 14개월 연속 악화했다.

증가세를 이어가던 반도체 수출물량도 3년 1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9년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10=100)는 93.35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6.1%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의미한다.

지난달엔 반도체, 스마트폰 부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품 가격이 크게 떨어졌지만 액화천연가스(LNG) 등 수입품 가격은 내려가지 않으며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떨어졌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017년 12월부터 계속 하락했다.
교역조건 14개월째 악화…반도체 수출물량 37개월만에 감소
수출금액지수는 126.25로 5.6% 하락하며 지난해 12월(-3.7%)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렸다.

하락 폭은 2016년 7월(-7.8%)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수출금액지수가 두 달 연속 내린 것은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금액지수가 18.9% 떨어졌다.

이는 2009년 3월(-23.3%) 이후 가장 큰 폭 하락이다.

전기 및 전자기기에는 반도체, 휴대폰, 컴퓨터 등이 포함된다.

그 중 D램, 낸드플래시, 시스템 메모리 등이 포함된 집적회로의 수출금액은 22.2% 하락, 2009년 6월(-23.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48.06으로 1년 전보다 0.5% 늘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수송 장비(14.5%) 수출물량이 늘고 화학제품(7.4%)도 증가했으나 반도체 감소 때문에 증가 폭이 제한됐다.

전기 및 전자기기 물량지수(-8.7%)는 2009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중 집적회로 수출물량은 1.9% 감소해 2015년 12월(-0.9%) 이후 3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감소 폭은 2013년 11월(-10.6%) 이후 최대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1월 반도체 수출물량이 늘어난 것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다"며 "올해 1월 반도체 수출물량 감소는 이례적이었을 뿐 감소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40.46으로 1.8% 하락했다.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물량 감소로 광산품에서 9.7% 감소했다.

일반 기계(-25.6%)에서도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제조를 위한 설비 투자가 지난해 1월 많이 늘어난 데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던 것으로 풀이됐다.

수입금액지수는 128.3으로 1.8% 하락했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총 상품의 양인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38.21로 5.6% 떨어졌다.

소득교역조건은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교역조건 14개월째 악화…반도체 수출물량 37개월만에 감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