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가가 27일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정의선 현대차 총괄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취임한다는 소식과 배당 확대 및 자사주 매입 방침 등이 맞물려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는 분석이다.

'정의선 효과'…현대차·모비스 동반 상승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6500원(5.31%) 오른 12만9000원에 마감했다. 현대모비스도 3.8% 올랐다. 기관투자가가 이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각각 263억원, 20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현대차 우선주도 4.6% 상승했다.

지난 26일 현대차그룹은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보통주 기준 각각 4조5000억원과 2조5000억원 규모의 배당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주당 배당금은 현대차가 2만1967원, 현대모비스가 2만3699원으로, 지난해 두 기업 주당 배당금(4000원)의 5배 이상이다. 이에 대응해 현대모비스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3년간 2조6000억원 규모(배당 1조1000억원, 자사주 매입 1조원, 자사주 소각 4600억원)의 주주환원 방침과 자율주행 등 핵심 부품 및 인수합병(M&A) 관련 투자를 늘리는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현대모비스가 내놓은 대책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규모는 지난해 5월 발표한 3년간 1875억원에서 1조원으로 크게 늘었다”며 “현대차도 유사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주환원 정책 외에도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경영을 맡으면서 그룹에 본격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날 6.3% 급락했다. 현대모비스가 주주가치 제고 및 투자 방안을 내놓으며 곧바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실망감에 매물이 쏟아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사후서비스(AS) 부문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가 흡수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