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김진태 선전…'5·18 모독' 김순례도 지도부 입성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 신임 당 대표에 당선됐다.

지난달 15일 입당 이후 43일 만이다.

27일 한국당에 따르면 황 신임 대표는 당원 선거인단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한 득표에서 5천8713표를 기록, 절반인 50.0%의 득표율을 달성했다.

오세훈 후보는 총 4만2천653표(31.1%)를 얻어 2위를 기록했고, 김진태 후보는 2만5천924표(18.9%)를 얻어 3위에 그쳤다.

황 대표가 선출된 데에는 당원 선거인단의 표심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심 힘입은 승자 황교안, 민심 확인한 패자 오세훈
황 대표는 책임당원·일반당원·대의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에서 5만3천185표를 얻었다.

득표율은 55.3%였다.

이에 비해 오 후보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2만1천963표(22.9%)를, 김 후보는 2만955표(21.8%)를 얻어 황 대표에 크게 밀렸다.

반면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선 오 후보가 황 대표를 앞섰다.

오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절반을 넘긴 50.2%를 얻어 환산 득표수에서도 황 대표(1만5천528표·37.7%)보다 5천162표를 더 가져갔다.

김진태 후보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 결과에서 모두 3위에 그쳤지만, 당원 선거인단 투표의 경우 2만955표에 득표율 21.8%를 올려 '당심'(黨心)에선 오 후보(2만1천963표·22.9%)에 밀리지 않았다.

최고위원의 경우 득표율 순으로 조경태(6만5천563표·24.2%), 정미경(4만6천282표·17.1%), 김순례(3만4천484표·12.7%), 김광림(3만3천794표·12.5%) 후보가 당선됐다.

이들은 모두 당원 선거인단과 일반 여론조사 결과에서 고르게 높은 지지를 얻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조경태 최고위원은 당원 선거인단(21.7%)과 여론조사(30.1%) 모두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최고위원 입성에 실패한 윤재옥·윤영석 의원의 경우 당원 선거인단으로부터는 각각 13.4%, 13.5%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된 김순례 의원(13.1%)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5∼6%대의 저조한 지지율로 최종 낙선했다.
당심 힘입은 승자 황교안, 민심 확인한 패자 오세훈
이번 전대에서 황 대표는 절반의 득표율(50.0%)을 달성했기 때문에, 일단 당원과 국민들로부터 보수·우파 정당을 이끌 새 리더임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황 대표는 이를 기반으로 해 대여투쟁과 2020년 총선승리를 향한 당 개혁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37.7% 지지에 그쳐 낙선한 오 후보(50.2%)에게 12.5%포인트나 뒤졌다는 점은 황 대표로선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이로 인해 황 대표가 '당심'을 얻는 데는 성공했지만, '민심'을 충분히 얻는 데 실패해 당심과 민심의 격차를 좁혀나가야 한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오 후보의 경우 이번 전대에서의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가 중도우파·개혁보수 진영의 차기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심 힘입은 승자 황교안, 민심 확인한 패자 오세훈
재선의원인 김 후보는 당초 전직 국무총리와 서울시장을 지낸 나머지 두 후보에 비해 인지도나 이력 등에서 뒤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인 '태극기 부대'의 표심에 힘입어 깜짝 선전했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자신이 태극기 집회를 이끌었다는 점과 함께 탄핵의 부당성, 최순실 태블릿PC의 조작 가능성 등을 거론했다.

김 후보는 비록 당권 도전에 실패했지만 최고위원 포진을 볼 때 새 지도부가 '강성 보수' 색채가 짙은 인물들로 구성됐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여당에 대한 강력한 대여투쟁을 바라는 당원들의 표심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우선 황 대표는 중도 우파의 외연 확장을 강조한 오 후보에 비해 우파 성향이 강하며, 선거운동 기간 내내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민주당에서 3선 의원을 지낸 뒤 새누리당(옛 한국당)으로 건너온 인물로, 민주당 내에서 문재인 당시 대표와 각을 세웠던 전투력을 당원들이 높이 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검사 출신인 정미경 최고위원 역시 대여투쟁력을 브랜드로 내세웠고, 김광림 최고위원은 당내 경제통으로 정부의 경제 실정을 조목조목 비판해왔다.

또 김순례 최고위원은 이번 전대의 공식 선거운동 직전 불거진 '5·18 모독' 논란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김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5·18 유공자를 '괴물 집단'이라고 비하하는 등 극우·강경 발언으로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사에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이력으로 극우 성향의 표심을 얻는 데 성공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