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행위 의혹 관련 질문에 펜기자 취재 막으려다 결국 1명 허용
[하노이 담판] 백악관, 트럼프에 '민감한' 국내현안 질문나오자 만찬취재 제한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단독회담에서 미국 취재진이 국내 정치와 관련한 민감한 질문을 하자 백악관이 이후 만찬 취재를 제한했다.

백악관 공동(풀·Pool) 취재진에 따르면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두 정상의 단독회담 이후 이어진 친교 만찬에 글기사를 담당하는 '펜기자'는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단독회담 당시 공동 취재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목소리를 높여 물어본 질문들의 민감성 때문이라고 샌더스 대변인은 설명했다.

그러자 사진 기자들도 친교 만찬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나섰고, 백악관은 결국 펜기자의 경우는 1명에게만 취재를 허용했다.

펜기자 취재 제한에 반발해 사진 기자들이 취재를 거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처음으로 나란히 앉아 만찬을 하는 사진이 언론에 배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단독회담 당시 공동 취재진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옛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의 의회 증언에 대한 입장이 있느냐고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고개만 가로 저었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방문으로 미국을 비운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행위 의혹과 관련해 의회 공개 증언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나란히 앉아있는 상황에서 코언의 증언에 대한 취재진의 돌발 질문이 나오자 백악관이 취재 제한으로 '맞대응'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에서도 코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비난 트윗을 올릴 정도로 코언의 공개 증언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사안의 중요성과 장소의 협소함 등을 고려해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글과 사진, 영상을 담당하는 일부 기자들로 공동 취재진을 구성해 현장 상황을 취재하고 있다.

공동 취재진이 사진을 보내오지 않으면 백악관을 출입하는 언론사들도 사진 보도를 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후 "(정상 간) 만남의 민감한 성격 때문에 만찬 공동 취재를 소규모로 제한했으나 사진과 TV, 라디오, 글 담당이 모두 현장에 있었다"면서 "(공동 취재진과)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미국 언론이 가능한 한 많은 취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간사인 올리비에 녹스는 성명을 내고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 대통령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의 활발한 질의에 대면해 강인함을 보여줄 기회인 것이지 제멋대로 막판에 취재 제한으로 물러서며 약함을 드러내는 기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남은 정상회담 기간 백악관이 사전에 합의된 공동취재진 규모를 줄이려 하지 말기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공동 취재진은 북한 기자들도 만찬 현장을 취재했는지와 관련해서는 "북한 기자들이 전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1명의 사진기자와 1명의 카메라맨은 봤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