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재자로 나서달라"…문재인 대통령 "조만간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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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핵담판 결렬
韓·美 정상 전화통화
트럼프 "북핵 타결 의지 확고"
문 대통령 "필요한 역할·지원 다할 것"
韓·美 정상 전화통화
트럼프 "북핵 타결 의지 확고"
문 대통령 "필요한 역할·지원 다할 것"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중대 분수령으로 꼽히던 ‘하노이 핵담판’이 갑작스럽게 무산되자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회담에서 ‘종전선언’ 수준의 진전된 합의안을 기대한 청와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타결하길 원한 것 같다”며 미국의 욕심이 회담이 결렬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당혹스러운 靑
베트남 하노이에서 뜻밖의 ‘비보’를 접한 지 2시간여 만에 브리핑에 나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과거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것도 분명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이 예상밖으로 전개된 데 대해 미국의 탓이 크다고 봤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에서 보는 협상 결렬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통해 크게 타결하길 원한 것 같다”고 답했다. 영변 핵시설 폐기 이상의 완전한 비핵화 조치를 요구했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할 ‘하노이선언’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김 대변인은 오후 2시께 한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의 서울 답방과 관련한 질문에 “북·미 회담 결과를 기다리면서 잠시 휴지기에 있던 남북 대화가 다시 본격화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문 대통령 역시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공동성명을 핵심 참모들과 함께 TV로 시청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하자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긴급 보고를 받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미·북 실무협상자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던 청와대 주장과 달리 회담이 결렬되기 전까지 청와대가 아무런 낌새도 채지 못한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너무 앞서간 ‘핑크빛’ 전망
회담을 앞두고 연일 ‘핑크빛 전망’을 내놓은 청와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그간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종전선언의 내용을 담은 두 정상 간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낙관적 입장을 밝혀왔다. 미·북 정상회담 당일 이례적으로 청와대 국가안보실 1, 2차장을 동시에 교체한 것도 마찬가지다. ‘핵담판’을 앞두고 핵심 외교안보라인을 바꾸면서 청와대가 곧 있을 회담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상전문가로 알려진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국가안보실 2차장에 배치하면서 회담 이후 진척될 남북한 경협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특별한 성과 없이 끝나면서 김정은의 서울 답방도 기약 없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김정은의 연내 답방을 확신하면서도 답방 시기는 미·북 정상회담 협상 결과에 연동된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이날 협상이 결렬되면서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상 첫 서울 답방이 모멘텀을 잃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에 “조만간 만나자” 제안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미국행(行)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트럼프 대통령과 25분간 통화하면서 “가까운 시일 안에 직접 만나 심도 있는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회담을 1주일여 앞둔 지난 19일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문 대통령에게 “하노이 회담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며, 그 결과를 공유해야 하기에 직접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던 것과 180도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회담 결과를 문 대통령과 가장 먼저 공유하고 의견을 구하고 싶었다”며 회담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위한 한·미 양국 간 긴밀한 공조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미·북 사이에서 적극적인 중재자로 나서달라는 요구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오랜 시간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것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평화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 역사적 과업의 달성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의지와 결단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당혹스러운 靑
베트남 하노이에서 뜻밖의 ‘비보’를 접한 지 2시간여 만에 브리핑에 나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과거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것도 분명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이 예상밖으로 전개된 데 대해 미국의 탓이 크다고 봤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에서 보는 협상 결렬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통해 크게 타결하길 원한 것 같다”고 답했다. 영변 핵시설 폐기 이상의 완전한 비핵화 조치를 요구했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할 ‘하노이선언’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김 대변인은 오후 2시께 한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의 서울 답방과 관련한 질문에 “북·미 회담 결과를 기다리면서 잠시 휴지기에 있던 남북 대화가 다시 본격화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문 대통령 역시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공동성명을 핵심 참모들과 함께 TV로 시청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하자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긴급 보고를 받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미·북 실무협상자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던 청와대 주장과 달리 회담이 결렬되기 전까지 청와대가 아무런 낌새도 채지 못한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너무 앞서간 ‘핑크빛’ 전망
회담을 앞두고 연일 ‘핑크빛 전망’을 내놓은 청와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그간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종전선언의 내용을 담은 두 정상 간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낙관적 입장을 밝혀왔다. 미·북 정상회담 당일 이례적으로 청와대 국가안보실 1, 2차장을 동시에 교체한 것도 마찬가지다. ‘핵담판’을 앞두고 핵심 외교안보라인을 바꾸면서 청와대가 곧 있을 회담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상전문가로 알려진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국가안보실 2차장에 배치하면서 회담 이후 진척될 남북한 경협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특별한 성과 없이 끝나면서 김정은의 서울 답방도 기약 없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김정은의 연내 답방을 확신하면서도 답방 시기는 미·북 정상회담 협상 결과에 연동된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이날 협상이 결렬되면서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상 첫 서울 답방이 모멘텀을 잃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에 “조만간 만나자” 제안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미국행(行)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트럼프 대통령과 25분간 통화하면서 “가까운 시일 안에 직접 만나 심도 있는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회담을 1주일여 앞둔 지난 19일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문 대통령에게 “하노이 회담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며, 그 결과를 공유해야 하기에 직접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던 것과 180도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회담 결과를 문 대통령과 가장 먼저 공유하고 의견을 구하고 싶었다”며 회담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위한 한·미 양국 간 긴밀한 공조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미·북 사이에서 적극적인 중재자로 나서달라는 요구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오랜 시간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것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평화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 역사적 과업의 달성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의지와 결단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