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엄마 현실 육아] (43) 스마트폰 안 주고 아이와 외출…밥 먹기도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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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이 식당 등에서 소란 피우는 걸 방치하거나 패드를 시끄럽게 틀어주고 밥 먹는 모습을 보면서 '아휴, 저 좋지도 않은 걸 어린애한테...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던 때가 있었다.
아이를 낳고 나서야 스마트폰을 쥐어 주거나 패드로 영상을 틀어줘야 내가 식당에서 잠시나마 편하게 밥을 떠먹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아이들이 식당에서 '얌전히 있어야 돼'라는 부모 지시대로 산만하지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
식당에 앉아 음식을 골라 주문하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의 인내심은 이미 바닥을 친다. 본격적으로 음식이 나와서 먹을라치면 그때부터 아이 앞에서는 수저가 바닥에 떨어지고 컵의 물을 쏟아지는 등 분주한 소란이 벌어지기 시작이다.
'쨍그랑' 소리와 함께 떨어지는 포크, 한두 번이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왜 포크와 수저는 아이 손에 붙어있지를 못하는 것일까.
내가 힘든 것도 힘든 것이지만 주위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은 무엇보다 싫다. 나도 미혼 시절 주변의 아이 때문에 내 행복한 식사시간이 방해받는 것이 싫었던 만큼 내 눈에만 예쁜 아이가 눈총을 받는 것도 견디지 못할 일이다.
이때 구세주와도 같은 존재는 바로 스마트 기기.
유튜브로 '아기 상어' 플레이 버튼 하나 누르면 바로 종결된다. 물론 아이가 영상을 보면서 버텨주는 시간도 유한하기 때문에 나는 부랴부랴 음식을 밀어넣기 시작한다.
스마트폰이 안 좋다는 걸 이론으로 알고는 있기 때문에 물론 색칠놀이북을 챙겨가기도 하고 장난감을 손에 쥐어줘 보기도 했다. 하지만 경험해본 부모들은 스마트폰 만큼 아이 집중시키기에 확실하고 완벽한 수단이 없다는 것을 안다. 그 유혹을 떨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잠깐인데 뭐'라며 나와 타협하는 순간 세상에 다시 없던 평화로운 식사 시간이 내 앞에 펼쳐진다.
아이와 외식하는 일에 엄청난 각오가 필요하던 이런 전쟁 같은 시기는 지나고 좀 컸다고 슬슬 나의 말꼬리를 잡기 시작하는 아이와 그래도 외출이 할 만한 때가 왔다.
아이는 식당에서 당당하게 "엄마 핸드폰 좀 주세요"라고 요구를 한다.
나는 냉정하게 "안 돼. 식당에서 무슨 핸드폰이야"라고 답했다.
그날 저녁 아이는 또 "게임해도 돼? 핸드폰 좀"이라고 한다. "안돼. 너 그러다 스마트폰 중독 된다"라는 내 말에 끝나자 마자 아이는 "엄마야말로 스마트폰 중독이야!"라고 받아쳤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나 편하자고 스마트 기기를 접하게 해 놓고 이미 익숙해진 아이에게 제재를 가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 순간이다.
생각해보니 이런저런 기사를 본답시고, 블로그를 한답시고, 회사 SNS 댓글 관리를 한다는 핑계로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에도 늘 내 눈은 휴대폰을 향하고 있었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이런저런 포스팅을 하는 몇 년간의 노력으로 나는 파워블로거가 돼 있었지만 아이 눈에 나는 그저 '자기는 못하게 하면서 혼자만 스마트폰 실컷 하는' 엄마였을 뿐이다.
요즘 유튜브 ASMR 영상 보는데 푹 빠진 아이를 보면서 '휴대폰 그만 보고 책 좀 봐야지'라고 주문하는 일이 많아졌다. 머릿 속으로는 '아이가 책과 가까워지게 하려면 나부터 집에서는 스마트폰 멀리하고 책 보는 모범을 보여야 돼'라고 다짐하는데 아직도 머릿속으로 몇 개월째 그 다짐만 반복하며 되뇌고 있다.
'생각은 쉬운데 실천은 늘 어렵다는거. 그게 문제다. 그래 너도 책보는 것보다 스마트폰이 얼마나 재미있겠니. 나도 그런데...' 워킹맘의 육아에세이 '못된 엄마 현실 육아'는 네이버 부모i판과 한경닷컴 포스트에도 연재되고 있습니다.
아이를 낳고 나서야 스마트폰을 쥐어 주거나 패드로 영상을 틀어줘야 내가 식당에서 잠시나마 편하게 밥을 떠먹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아이들이 식당에서 '얌전히 있어야 돼'라는 부모 지시대로 산만하지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
식당에 앉아 음식을 골라 주문하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의 인내심은 이미 바닥을 친다. 본격적으로 음식이 나와서 먹을라치면 그때부터 아이 앞에서는 수저가 바닥에 떨어지고 컵의 물을 쏟아지는 등 분주한 소란이 벌어지기 시작이다.
'쨍그랑' 소리와 함께 떨어지는 포크, 한두 번이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왜 포크와 수저는 아이 손에 붙어있지를 못하는 것일까.
내가 힘든 것도 힘든 것이지만 주위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것은 무엇보다 싫다. 나도 미혼 시절 주변의 아이 때문에 내 행복한 식사시간이 방해받는 것이 싫었던 만큼 내 눈에만 예쁜 아이가 눈총을 받는 것도 견디지 못할 일이다.
이때 구세주와도 같은 존재는 바로 스마트 기기.
유튜브로 '아기 상어' 플레이 버튼 하나 누르면 바로 종결된다. 물론 아이가 영상을 보면서 버텨주는 시간도 유한하기 때문에 나는 부랴부랴 음식을 밀어넣기 시작한다.
스마트폰이 안 좋다는 걸 이론으로 알고는 있기 때문에 물론 색칠놀이북을 챙겨가기도 하고 장난감을 손에 쥐어줘 보기도 했다. 하지만 경험해본 부모들은 스마트폰 만큼 아이 집중시키기에 확실하고 완벽한 수단이 없다는 것을 안다. 그 유혹을 떨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잠깐인데 뭐'라며 나와 타협하는 순간 세상에 다시 없던 평화로운 식사 시간이 내 앞에 펼쳐진다.
아이와 외식하는 일에 엄청난 각오가 필요하던 이런 전쟁 같은 시기는 지나고 좀 컸다고 슬슬 나의 말꼬리를 잡기 시작하는 아이와 그래도 외출이 할 만한 때가 왔다.
아이는 식당에서 당당하게 "엄마 핸드폰 좀 주세요"라고 요구를 한다.
나는 냉정하게 "안 돼. 식당에서 무슨 핸드폰이야"라고 답했다.
그날 저녁 아이는 또 "게임해도 돼? 핸드폰 좀"이라고 한다. "안돼. 너 그러다 스마트폰 중독 된다"라는 내 말에 끝나자 마자 아이는 "엄마야말로 스마트폰 중독이야!"라고 받아쳤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나 편하자고 스마트 기기를 접하게 해 놓고 이미 익숙해진 아이에게 제재를 가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 순간이다.
생각해보니 이런저런 기사를 본답시고, 블로그를 한답시고, 회사 SNS 댓글 관리를 한다는 핑계로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에도 늘 내 눈은 휴대폰을 향하고 있었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이런저런 포스팅을 하는 몇 년간의 노력으로 나는 파워블로거가 돼 있었지만 아이 눈에 나는 그저 '자기는 못하게 하면서 혼자만 스마트폰 실컷 하는' 엄마였을 뿐이다.
요즘 유튜브 ASMR 영상 보는데 푹 빠진 아이를 보면서 '휴대폰 그만 보고 책 좀 봐야지'라고 주문하는 일이 많아졌다. 머릿 속으로는 '아이가 책과 가까워지게 하려면 나부터 집에서는 스마트폰 멀리하고 책 보는 모범을 보여야 돼'라고 다짐하는데 아직도 머릿속으로 몇 개월째 그 다짐만 반복하며 되뇌고 있다.
'생각은 쉬운데 실천은 늘 어렵다는거. 그게 문제다. 그래 너도 책보는 것보다 스마트폰이 얼마나 재미있겠니. 나도 그런데...' 워킹맘의 육아에세이 '못된 엄마 현실 육아'는 네이버 부모i판과 한경닷컴 포스트에도 연재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