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태도를 유지해온 골프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대적인 룰 개정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도박 및 카지노 업체와의 후원 계약을 허용하기로 했다.

미국 골프채널은 28일 PGA투어가 “도박 업체와의 후원 계약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고 전했다. 이번 규칙 개정으로 도박 관련 업체는 PGA투어가 주관하는 6개 투어에 공식 후원사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개별 대회나 선수를 후원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번 개정은 28일(현지시간) PGA투어 혼다클래식을 앞두고 열린 PGA투어 회의에서 공개됐고 즉시 효력이 발생했다.

PGA투어는 이번 규정 개정 전까지 투어 대회나 선수가 도박 관련 회사와 후원 계약을 맺는 것을 금지했다. 또 카지노 회사는 주요 업종이 도박이 아닌 리조트 등 기타 분야일 경우에만 후원을 허락했고 카지노라는 명칭도 쓰지 못하게 했다. 이번 개정을 통해 대회와 선수들은 카지노나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도박 회사들과 후원 계약을 맺을 수 있게 됐다. 다만 미국에서 스포츠 베팅을 주 업무로 하는 회사 등은 여전히 계약이 금지된다.

데이비드 밀러 PGA투어 법무 자문위원은 “카지노와 데일리 판타지 스포츠 회사는 큰 문제가 없으면 대부분 (후원사로 자격을)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5월 미국 대법원이 스포츠 도박을 불법으로 규정한 연방법에 대해 위헌이라고 판단하고 각 주에서 스포츠 도박 허용 여부를 정할 수 있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