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석유가스(LPG)업계 라이벌인 SK가스E1 간 시가총액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화학제품 생산 원재료로 쓰이는 LPG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는 추세여서 최근 수년간 화학사업 쪽으로 다각화를 펼쳐온 SK가스가 성장성 측면에서 E1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PG 라이벌' SK가스-E1 시총差 벌어진다
벌어지는 시가총액 격차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가스는 2200원(2.66%) 떨어진 8만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E1은 300원(0.51%) 하락한 5만8400원에 마감했다. 이날 하락하기는 했지만 두 종목은 올해 초 ‘바닥’을 찍고 꾸준히 상승했다.

그동안의 상승폭은 SK가스가 E1보다 크다. SK가스와 E1의 올해 상승률은 각각 13.71%와 4.65%다. 이에 따라 작년 말 6401억원과 3827억원이던 SK가스와 E1의 시가총액은 각각 7280억원과 4006억원이 됐다. 격차가 2574억원에서 3275억원으로 벌어졌다.

LPG 가격 인상 가능성에 상승

두 종목이 올해 동반 상승세를 탄 것은 국내 LPG 가격 인상 기대가 반영됐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작년 상반기엔 국제 원유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그 영향을 받아 국제 LPG 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서민이 많이 쓰는 연료라는 특성으로 인해 국내 판매가격을 인상하는 데엔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른 마진 축소 등의 영향으로 SK가스와 E1은 지난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7.9%와 85.0% 감소한 1029억원과 14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상반기에 국내 LPG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LPG업계에선 “국제 LPG 가격 인상을 반영해 국내 LPG 가격이 상반기 ㎏당 50원 이상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LPG 공급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정하는 국제 LPG 가격(CP·contract price)에 환율 등을 반영해 결정된다. 아람코는 2월 CP를 전달보다 t당 평균 30달러(프로판가스 10달러, 부탄가스 50달러) 인상했다. 국제 원유가격 상승 추세, 미국 내 한파, 중국 내 화학용 LPG 수요 증가 등이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업 다각화 효과 보는 SK가스

두 종목이 올 들어 함께 오르는 와중에 시가총액 격차는 더 벌어졌다.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 SK가스가 E1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은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SK가스는 2014년 설립한 자회사 SK어드밴스드가 2016년부터 LPG를 원료로 프로필렌 상업생산에 나서는 등 LPG 수요처를 늘리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꾸준히 펼쳐왔다. LPG업계에 따르면 작년에 전년 대비 22.9% 늘어난 35만9400t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화학용 LPG 공급량은 2021년 60만4400t으로 68.1% 증가할 전망이다.

SK가스와 달리 본업에 집중하고 있는 E1은 국제 LPG 시황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수입 및 국내 판매 부문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제 시장에서 저가 LPG를 구매해 해외에 직접 판매하는 트레이딩 부문 등을 키우고 있지만 국제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작년엔 이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웃도어 시장 위축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패션 자회사 LS네트웍스가 비용절감 효과로 작년에 영업이익이 반등한 것은 E1에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LS네트웍스는 지난해 전년보다 39.0% 늘어난 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