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던 반도체 분야의 경기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전산업생산과 소비 및 투자가 전월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경기 하강 추세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반도체 출하는 전월 대비 11.4% 줄었다. 지난해 11월(-13.6%)과 12월(-5.7%)에 이은 3개월 연속 감소세다. 2015년 11월~2016년 2월 이후 35개월 만에 최장기간 떨어졌다.

반도체 출하량은 줄었는데 생산은 전달보다 0.4% 늘면서 재고가 급증했다. 반도체 재고는 지난달보다 11% 증가해 2017년 10월(13.8%)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수요도 둔화되는 상황”이라며 “국내 업체들이 올해 하반기 업황 개선 등에 대비해 생산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는 한국 경제의 주력 품목이다. 작년 하반기까지도 두 자릿수 수출 증가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작년 12월 수출이 27개월 만에 감소(-8.3%)한 이후 매달 감소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