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담판 결렬] 트럼프 '천천히'vs 김정은 '빨리'…'속도차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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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칠면조 요리' 비유하며 "서두를 것 없다" 견지
병진노선 대신 '경제총력' 택한 김정은, 빠른 결실 필요 역사적 합의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됐던 '하노이 담판'이 28일 전격 결렬된 배경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합의 속도에 대한 '온도 차'가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반면 김 위원장은 북한 체제 안정을 위해 빠른 합의가 필요한 입장이어서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빨리할지, 천천히 할지에 대한 입장 차이에 눈길이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속도 조절론을 처음 공식화한 것은 1차 북미정상회담이 종료된 직후인 지난해 6월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미국 내 한 유세연설에서 북미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던 중 북한 비핵화 과정을 칠면조 요리에 빗대어 "서두르면 스토브에서 칠면조를 서둘러 꺼내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스토브에서 충분히 오래 익혀야 먹기 좋은 상태가 되는 칠면조 요리처럼 북한의 비핵화도 서두를 것이 없다는 의미다.
이후에도 방송 인터뷰나 공식 기자회견 등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발언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비핵화 협상은 "2년이 걸리든, 3년이 걸리든, 혹은 5개월이 걸리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의 입장을 밝혀왔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는 한 굳이 비핵화와 그에 상응하는 조치에 대한 협상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불과 열흘 앞둔 지난 16일에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속도 조절론을 피력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렬 직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도 이 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숙소인 하노이 메리어트호텔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제재를 전체적으로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우리(미국)는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상당히 많은 부분 비핵화 의지가 있었지만 완전하게 제재를 완화할 준비는 안 돼 있었다"며 "특히 쟁점에서 우리가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가속 페달을 밟는 북한에 대해 미국은 한 템포를 늦추며 '속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점을 시인한 셈이다. 이렇게 '천천히'를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김 위원장은 조속한 협상 타결이 절실하다고 해도 무방한 상황에 부닥쳐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노동당 전원회의를 계기로 기존의 '핵·경제병진노선' 대신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으로 '사회주의 강국' 건설 전략을 변경했다.
이에 발맞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를 선언했으며, 바로 다음 달인 5월에 전 세계 언론을 직접 초청해 풍계리 핵실험장의 3개 갱도를 폭파하는 비핵화의 굳은 의지를 공표했다.
이런 조치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면 궁극적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조치 완화와 체제 안전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북한의 이런 노선변경은 올해 2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상상을 초월하는 중대 결단", "전략적 선택"이라고 이례적으로 평가를 할 만큼 파격적인 것이었다.
바꿔 말하면 북한 내부의 반발을 감수하고서라도 강력한 비핵화를 추진하는 만큼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서 제재 해제가 필요했던 셈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동상이몽은 결국 합의가 불발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부터 시간에 구애받지 않겠다며 다음 정상회담 이야기를 했다"며 "한 번쯤 걷어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병진노선 대신 '경제총력' 택한 김정은, 빠른 결실 필요 역사적 합의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됐던 '하노이 담판'이 28일 전격 결렬된 배경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합의 속도에 대한 '온도 차'가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반면 김 위원장은 북한 체제 안정을 위해 빠른 합의가 필요한 입장이어서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빨리할지, 천천히 할지에 대한 입장 차이에 눈길이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속도 조절론을 처음 공식화한 것은 1차 북미정상회담이 종료된 직후인 지난해 6월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미국 내 한 유세연설에서 북미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던 중 북한 비핵화 과정을 칠면조 요리에 빗대어 "서두르면 스토브에서 칠면조를 서둘러 꺼내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스토브에서 충분히 오래 익혀야 먹기 좋은 상태가 되는 칠면조 요리처럼 북한의 비핵화도 서두를 것이 없다는 의미다.
이후에도 방송 인터뷰나 공식 기자회견 등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발언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비핵화 협상은 "2년이 걸리든, 3년이 걸리든, 혹은 5개월이 걸리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의 입장을 밝혀왔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는 한 굳이 비핵화와 그에 상응하는 조치에 대한 협상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불과 열흘 앞둔 지난 16일에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속도 조절론을 피력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렬 직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도 이 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숙소인 하노이 메리어트호텔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제재를 전체적으로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우리(미국)는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상당히 많은 부분 비핵화 의지가 있었지만 완전하게 제재를 완화할 준비는 안 돼 있었다"며 "특히 쟁점에서 우리가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가속 페달을 밟는 북한에 대해 미국은 한 템포를 늦추며 '속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점을 시인한 셈이다. 이렇게 '천천히'를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김 위원장은 조속한 협상 타결이 절실하다고 해도 무방한 상황에 부닥쳐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노동당 전원회의를 계기로 기존의 '핵·경제병진노선' 대신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으로 '사회주의 강국' 건설 전략을 변경했다.
이에 발맞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를 선언했으며, 바로 다음 달인 5월에 전 세계 언론을 직접 초청해 풍계리 핵실험장의 3개 갱도를 폭파하는 비핵화의 굳은 의지를 공표했다.
이런 조치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면 궁극적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조치 완화와 체제 안전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북한의 이런 노선변경은 올해 2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상상을 초월하는 중대 결단", "전략적 선택"이라고 이례적으로 평가를 할 만큼 파격적인 것이었다.
바꿔 말하면 북한 내부의 반발을 감수하고서라도 강력한 비핵화를 추진하는 만큼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서 제재 해제가 필요했던 셈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동상이몽은 결국 합의가 불발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부터 시간에 구애받지 않겠다며 다음 정상회담 이야기를 했다"며 "한 번쯤 걷어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