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담판 결렬로 한반도정세 어디로가나…김정은 행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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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비핵화-美상응조치 최적조합 찾지 못해…협상 재개 여부에 '촉각'
金 신년사의 '새로운 길' 언급 재조명…中·러와의 관계강화 추구할지 주목
협상교착 장기화·제재대오 이완시 '北 핵보유 기정사실화' 우려 커질수도 국제사회의 기대를 모았던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을 채택하지 못하고 '빈손 회담'으로 끝남에 따라 앞으로 한반도 정세는 예측키 어렵게 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2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담을 것으로 예상됐던 '하노이 선언' 발표는 무산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 및 북미대화에도 '숨고르기'가 불가피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北 비핵화-대북제재 해제 '빅딜' 시도했나 = 27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친교 만찬 자리에서 처음 만났을 때만해도 성공적인 회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작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북미관계 정상화 등에 관한 원론적인 차원의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선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북한 비핵화 조치와 종전(평화) 선언, 연락사무소 개설 등 미국의 상응조치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였다.
그러나 28일 하노이 메트로폴호텔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예정됐던 합의문 서명식과 업무오찬을 취소했다.
표면적으로 이번 정상회담 담판에서 대북제재의 해제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이후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재가 쟁점이었다"면서 북한 측이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제재 해제를 요구했으며, 미국으로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재 해제라는 단일 쟁점에서 어긋난 것이라기보다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 간의 균형점 찾기에 실패한 결과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의 폐기 카드를 제시했지만 미국은 제재의 전면 해제를 위해서는 영변 이외 핵시설과 보유 핵물질 및 핵무기를 모두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영변 플러스 알파를 원했나'라는 질문에 "더 필요했다"며 "나오지 않은 것 중에 저희가 발견한 것들도 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 있었다"라고 공개했다.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서도 북미가 분명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핵심 쟁점인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놓고 '빅딜'을 시도하다가 실패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일부에서는 양측이 아직 협상의 목표가 '비핵화'인지, 핵무기와 그 역량을 줄이는 '핵군축'인지에 대해 인식의 일치를 보지 못한 것이 이번 합의 불발의 근본적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남북미 '톱다운 외교' 제동…북미협상 재개 여부가 관건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결렬로 지난해부터 한반도 정세 변화를 이끌어온 남북미 '톱다운' 외교도 시련에 봉착했다.
작년 6월 북미정상회담 이후 후속 실무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다시 시도한 톱다운 방식의 실패는 상당한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발판으로 남북 경제협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측 답방을 추진한다는 우리 정부의 계획이 실현될지도 불투명해졌다.
하노이 선언 불발 이후 향후 한반도 정세는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북미가 조만간에 협상을 재개해 타결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핵 담판이 결렬됐지만, 앞으로 몇 주 이내에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런 언급은 북미가 이번 협상에서 최소한 '끝'을 선언하지는 않았으며 이번 회담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숙고를 거쳐 조만간 다시 마주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루한 교착상태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단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당장 도발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교착상태가 장기화하면 북미 대결로 한반도 정세가 재차 불안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거나, 귀국후 조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추진하는 등 '배후'를 다지며 대미 장기전에 대비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올해에도 대북압박 기조를 유지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의 당시 발언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를 중국·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우회할 수 있다는 의도로 풀이되기도 했다.
북미 담판이 제재 갈등 속에 결렬된 상황에서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이행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만약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로 대북제재가 느슨해지고 북미 협상도 장기 교착되면 북한 핵보유 기정사실화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핵담판에서 북한 핵시설의 '가동중단'(동결)에도 합의하지 못한 만큼 합의가 타결될때까지 북한이 핵물질 재고량을 계속 늘릴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연합뉴스
金 신년사의 '새로운 길' 언급 재조명…中·러와의 관계강화 추구할지 주목
협상교착 장기화·제재대오 이완시 '北 핵보유 기정사실화' 우려 커질수도 국제사회의 기대를 모았던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을 채택하지 못하고 '빈손 회담'으로 끝남에 따라 앞으로 한반도 정세는 예측키 어렵게 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28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담을 것으로 예상됐던 '하노이 선언' 발표는 무산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 및 북미대화에도 '숨고르기'가 불가피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北 비핵화-대북제재 해제 '빅딜' 시도했나 = 27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친교 만찬 자리에서 처음 만났을 때만해도 성공적인 회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작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북미관계 정상화 등에 관한 원론적인 차원의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선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북한 비핵화 조치와 종전(평화) 선언, 연락사무소 개설 등 미국의 상응조치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였다.
그러나 28일 하노이 메트로폴호텔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예정됐던 합의문 서명식과 업무오찬을 취소했다.
표면적으로 이번 정상회담 담판에서 대북제재의 해제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이후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재가 쟁점이었다"면서 북한 측이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제재 해제를 요구했으며, 미국으로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재 해제라는 단일 쟁점에서 어긋난 것이라기보다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 간의 균형점 찾기에 실패한 결과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의 폐기 카드를 제시했지만 미국은 제재의 전면 해제를 위해서는 영변 이외 핵시설과 보유 핵물질 및 핵무기를 모두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영변 플러스 알파를 원했나'라는 질문에 "더 필요했다"며 "나오지 않은 것 중에 저희가 발견한 것들도 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 있었다"라고 공개했다.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서도 북미가 분명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핵심 쟁점인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놓고 '빅딜'을 시도하다가 실패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일부에서는 양측이 아직 협상의 목표가 '비핵화'인지, 핵무기와 그 역량을 줄이는 '핵군축'인지에 대해 인식의 일치를 보지 못한 것이 이번 합의 불발의 근본적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남북미 '톱다운 외교' 제동…북미협상 재개 여부가 관건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결렬로 지난해부터 한반도 정세 변화를 이끌어온 남북미 '톱다운' 외교도 시련에 봉착했다.
작년 6월 북미정상회담 이후 후속 실무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다시 시도한 톱다운 방식의 실패는 상당한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발판으로 남북 경제협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측 답방을 추진한다는 우리 정부의 계획이 실현될지도 불투명해졌다.
하노이 선언 불발 이후 향후 한반도 정세는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북미가 조만간에 협상을 재개해 타결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핵 담판이 결렬됐지만, 앞으로 몇 주 이내에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런 언급은 북미가 이번 협상에서 최소한 '끝'을 선언하지는 않았으며 이번 회담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숙고를 거쳐 조만간 다시 마주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루한 교착상태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단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당장 도발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교착상태가 장기화하면 북미 대결로 한반도 정세가 재차 불안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거나, 귀국후 조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추진하는 등 '배후'를 다지며 대미 장기전에 대비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올해에도 대북압박 기조를 유지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의 당시 발언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를 중국·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우회할 수 있다는 의도로 풀이되기도 했다.
북미 담판이 제재 갈등 속에 결렬된 상황에서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이행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만약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로 대북제재가 느슨해지고 북미 협상도 장기 교착되면 북한 핵보유 기정사실화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핵담판에서 북한 핵시설의 '가동중단'(동결)에도 합의하지 못한 만큼 합의가 타결될때까지 북한이 핵물질 재고량을 계속 늘릴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연합뉴스